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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님 만나기도 쉽지 않다. 저녁 약속은 요즘 같은 때 언감생심이다. 점심을 먹으러 간 식당에선 체온기 먼저 들이댄다. 정상 체온 36.5도에서 1도만 높아도 출입 금지다. 요즘 호환마마보다 무서운 건 ‘기침’과 ‘발열’이다.
직장이 폐쇄된 곳도 있다. 마트, 백화점이 문을 닫더니 공장이 멈춰졌다. 학교도 개강을 연기했다. 학원도 줄줄이 쉰다.
휴일에도 사람들은 집에서 나올 생각을 않는다. 마스크를 판매하는 곳에만 사람이 몰린다. 그것도 2시간을 기다려야 겨우 마스크 5~6장을 손에 쥘 수 있다. 인당 판매수량을 제한하는 탓에 온가족이 일주일을 버티려면 노부모에 어린 아이까지 가족이 총출동해야 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너나할 것 없이 ‘코로나 블루’, 마음의 바이러스를 앓는다. 외로움, 무기력, 불안감…. 방역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 ‘착한 임대인 운동’에 나선 건물주 등 우리 이웃의 선한 마음에서 그나마 위안을 얻는다. 정부도 나서 지원을 약속했다. 임대료 인하분의 50%를 소득·법인세에서 감면 해주고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소유 재산에 대한 임대료를 인하해주는 것이 골자다. 단, ‘대기업만 빼고’.
정부 지원 어디에서도 대기업을 위한 정책은 찾아보기 어렵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호텔·면세점·유통업계는 그야말로 직격탄을 맞았다.
호텔업계는 객실 예약율이 20~40%대로 곤두박질쳤다. 롯데호텔은 객실 예약율이 10%대까지 떨어져 휴업을 검토하기도 했다.
대형마트, 백화점 등 오프라인 유통업체도 어렵기는 매한가지다. 확진자의 방문 사실이 확인되면 매장 문을 닫아야 한다. 지난 40여 일간 임시휴업한 주요 백화점·마트·면세점 점포수는 총 61개나 됐다. 생필품과 식료품 수요가 급증하고 있지만 대형마트는 의무휴업일(둘째·넷째 주 일요일)에 발목이 잡혀 그마저도 혜택을 못보고 있다. 의무휴업일에는 온라인 배송도 할 수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이다. 유통업계에선 1분기에만 조 단위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사회적 약자를 먼저 배려하고 보호하는 건 공동체 사회의 숙명이다. 하지만 덩치 큰 기업이라고 백신에 치료제도 없는 국가적 재난을 당해낼 재간이 있겠는가. “아프냐, 나도 아프다”라던 드라마 대사가 떠오른다. 정부에 묻고 싶다. 언제까지 공감 능력을 상실한 채 ‘대기업만 빼고’ 국민을 위할 것인가를. 대기업도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