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탁 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 "청소년 100명 중 5명 도박중독"

17일 '도박중독 추방의날'
학교밖 청소년 20%가 도박문제 겪고 있어
친구에게 돈 자주 빌리는 아이 주목해야
도박은 질병...도박문제관리센터 도움 받아야
  • 등록 2017-09-15 오전 5:31:42

    수정 2017-09-15 오전 5:31:42

황현탁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사진=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제공)
[이데일리 김일중 기자] “학교밖 청소년 5명 중 1명은 도박중독에 빠져 있습니다. 중·고등학생 중에서도 도박으로 문제를 일으키는 이가 5.1%에 달하죠. 더이상 우리 사회가 청소년 도박중독에 무관심해서는 안됩니다.”

오는 17일은 ‘도박중독 추방의 날’이다.

황현탁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은 14일 이데일리와 만나 “인터넷·스마트폰 사용이 보편화되면서 도박이 성인뿐만 아니라 청소년들의 일상으로 파고들고 있다”고 경고했다.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가 발표한 ‘2015년 청소년 도박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중1~고2 학생 1만 4000명을 조사한 결과 5.1%(위험 4.0%, 문제 1.1%)가 도박에 빠져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학생으로 환산하면 약 14만명이 도박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1200명의 학교밖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무려 20%(위험 10.8%, 문제 9.2%)로 나타났다.

청소년들이 가장 많이 빠져드는 것은 토토 등 스포츠 관련 도박이다. ‘스포츠에 관심이 있어 결과를 맞히는 것인데 왜 도박이라고 하느냐’라는 것이 청소년들의 주장이다. 이에 황 원장은 “많은 청소년들이 스포츠를 ‘즐기는 것’과 ‘도박으로 하는 것’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다”며 “‘돈을 거는 순간 도박이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예전처럼 한 자리에 모여서 하는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 PC로 혼자 즐기기 때문에 찾아내기도 어렵다”며 다음과 같은 행동을 보이면 반드시 확인할 것을 부탁했다.

△학교에서 계속 잠만 자는 모습 △스마트폰에 지나치게 집착하는 모습 △친구나 주변으로부터 자주 돈을 빌리는 행위 △돈을 빌리던 아이가 갑자기 한 턱 쏘겠다며 친구들을 모아놓는 행동 등이다.

황 원장은 “도박은 질병”이라며 “혼자서 해결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문제가 발생하면 치유와 재활기능을 갖춘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로 즉시 연락해달라”고 당부했다.

황 원장은 과거 문화관련 부처에서 공직을 생활을 했으며 2008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카지노업관광협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그가 도박 중복에 관심을 가지게 된 것도 이때다. 그는 당시 경마, 복권, 스포츠토토 등 도박 관련 산업이 영화나 책, 만화 등을 통해 미화되는 모습을 보고 도박중독 방지 운동을 펼쳐야 한다는 생각을 갖겠됐다.

그는 그동안 도박의 사회학(2010), 사행산업론(2012), 그대가 모르는 도박이야기(2014) 등을 저술했으며 지난 해 6월 정부가 설립한 도박문제관리센터 원장에 취임했다.

‘도박중독 추방의 날’은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 출범일인 9월 17일을 기념하는 날이다. 올해 기념식은 17일이 일요일인 것을 고려해 15일 서울 양재동에 위치한 EL타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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