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부동산 결산]③기세 꺾인 전셋값..월세시대도 '옛말'

  • 등록 2016-12-28 오전 6:00:00

    수정 2016-12-28 오전 8:09:44

△ 서울 서초구 잠원동과 반포동 일대 아파트 단지 [이데일리 DB]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올해 전세시장은 지난해보다 전셋값 상승폭이 둔화하며 안정세에 접어드는 모습을 보였다. 매매가 상승폭이 컸던 올 주택시장에선 전셋값 상승률이 이를 따라잡지 못하며 서울 지역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중)이 5년여 만에 하락세로 접어들기도 했다. 특히 서울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는 월세 거래 증가세가 한풀 꺾이고 전세거래 비중이 다시 늘어났다. 내년에도 올해와 견줘 입주물량이 30% 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돼 안정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올 전셋값 상승률 전년比 30%…홀수해·매매시장 활성화 영향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 들어 이달 현재(23일 기준)까지 전국 아파트 전셋값 상승률은 3.81%로 지난해(13.34%) 연간 상승률의 3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전셋값 상승폭이 크게 둔화된 요인으로 전세시장에서 최근 두드러지고 있는 전세시장의 ‘홀수해 효과’ 영향이 꼽힌다. 홀수해 효과란 2년 단위로 재계약이 이뤄지는 전세시장에서 이사 수요가 많은 홀수해의 전셋값이 짝수해보다 크게 오르는 현상이다.

당초 1990년 전세 계약기간을 2년으로 의무화한 주택임대차보호법이 시행되면서 전세시장은 짝수해에 전셋값이 크게 오르는 ‘짝수해 효과’가 나타났다. 그러다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이듬해인 2009년 전세계약이 크게 늘면서 홀수해 효과로 전환됐다. 실제로 최근 5년간 연간 전셋값 상승률을 살펴보면 2012·2014년에 이어 올해까지 전셋값은 각각 3.44%, 7.73%, 3.81% 오른 데 그친 반면 홀수해인 2013년과 2015년에는 전셋값이 12.41%, 13.34% 오르며 두자릿수 상승률을 나타냈다.

매매시장의 활황세도 전세시장의 안정세에 영향을 미쳤다. 올 들어 아파트값이 크게 뛰자 전세금을 끼고 매입에 나서는 ‘갭 투자’와 전세금으로 재투자에 나서려는 임대인이 늘며 전세물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이 때문에 서울 아파트 전·월세 시장에서 지난해부터 감소세를 이어오던 전세거래 비중은 올 들어 다시 커졌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3월 61.9%까지 떨어졌던 전세거래 비중은 지난달 68.2%까지 회복됐다.

△전국 아파트 전셋값 변동률 추이. (단위는 %. 2016년은 이달 23일 기준) [자료=부동산114]
서울 전세가율 7년만 하락세…내년에도 안정세 이어질 듯

큰 폭으로 오르는 매맷값을 전셋값 상승폭이 따라잡지 못하자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7년 만에 내림세로 접어들었다. KB국민은행의 주택가격 동향조사에 따르면 지난 7월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은 74.8%로 전월보다 0.3%포인트 떨어지며 7년 6개월 만에 하락세를 보였다. 지난 9월에는 아파트뿐 아니라 단독과 연립주택을 포함한 서울 전체 주택 전세가율 역시 5년 2개월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주택 매매가격 대비 전세 가격이 얼마인지 나타내는 지표인 전세가율이 떨어지면 전세 세입자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으로 해석된다.

내년에도 전세시장은 올해와 같은 안정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전세수요가 늘어나는 홀수해임에도 입주물량이 예년보다 크게 늘어나서다. 내년 전국에서 입주할 아파트 물량은 올해(28만 6450가구)보다 30% 가량 증가한 36만 9709가구로 집계됐다. 올해 위례신도시와 하남 미사신도시에서 각각 9000여가구, 1만 5000여가구의 입주가 이어지면서 송파 지역에서 나타난 역전세 현상은 내년 전세시장의 전조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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