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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정부가 집값 안정책 일환으로 꺼내든 보유세 강화 카드가 최대한의 효과를 내기 위해서는 거래세 인하가 뒤따라야 한다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동산 거래세는 취득시에 내는 취득세를 말하지만, 매매 거래시 발생하는 양도 차익에 부과되는 양도소득세도 넓은 범위의 거래세 범주에 포함된다.
정부는 작년 8·2 부동산 대책에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예고했고 지난 4월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2주택 이상 다주택자(조합원 입주권 포함)가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처분한 경우 양도세를 10~20%포인트 중과하고 장기보유특별공제를 적용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조정대상지역 내 주택을 보유한 다주택자들은 양도세 중과 시행 전인 지난 3월까지 지방 및 수도권 외곽 주택 중심으로 처분에 나섰고 일부는 임대의무기간이 있는 임대주택 등록을 선택해 양도세 중과를 회피했다.
이러자 주택시장에는 매물이 자취를 감췄고 거래가 급감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올 들어 1~9월 서울 아파트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7만6939건으로 전년 동기(8만5396건) 대비 9.9% 줄었다. 특히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가 시행된 지난 4월 1일을 기점으로 거래량 감소가 확연히 나타났다.
단기간에 집값이 많이 올라 양도 차익이 그만큼 커진 상황에서 세금 부담이 늘어나자 팔고 싶어도 참고 임대주택 등록을 고려하는 주택 보유자들이 많아졌다. 9·13 대책 이후 조정대상지역 내 신규 취득한 주택을 임대등록하는 경우에는 양도세 중과 제외나 종부세 합산 배제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자 일시적 2주택자들마저도 종전 주택을 처분하기보다 임대주택으로 등록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시장에 나올 수 있는 매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이유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9·13 대책은 갭투자 등 집값 상승을 노리는 단타 및 투기수요를 줄일 수 있지만, 매물 잠김 현상이라는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매물 잠김 현상은 수급 불균형을 야기해 집값이 급등하는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주택시장을 위협한다. 9·13 대책을 통해 대출을 강하게 옥죄면서 서울 집값 상승폭이 둔화하는 성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근본적으로 서울 주택 수요가 공급을 웃도는 상황이라면 집값 안정을 장담하기 어렵다.
조중식 가현택스 대표세무사는 “보유세(종부세) 강화는 ‘세금이 부담스러우면 팔라’는 얘기인데 양도세 중과가 무서워서 팔기 겁나 버티니 시장에 공급이 늘어날 리 없다”며 “다주택자의 전체 양도차익 중 정상이익으로 간주할 수 있는 일정 수준의 양도 차익까지는 일반과세하고 그 이상의 비정상적 초과이익에 대해서는 초고율의 중과세율을 적용하는 방안이 더 바람직해 보인다”고 제안했다.
유호림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지방세에 대한 별도의 세수 보전이 없는 한 지방세 중 비중이 큰 취득세를 인하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한시적으로 완화해주면 종부세 인상이나 공시가격 현실화로 인해 늘어나는 보유세 부담을 피하기 위한 매물이 시장에 풀려 가격 안정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