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이들 중에는 합법적으로 병역을 면제받고도 병역의 의무를 다하겠다며 제발로 군대에 찾아간 ‘진짜 사나이들’도 적지 않다.
강원도 강릉에 있는 18전투비행단에서 복무 중인 김기환(26) 공군 중위는 미국에서 태어난 미국 시민권자이지만 자원해 입대했다. 그는 영국 BBC방송의 뉴스를 잊지 못한다. ‘Two koreas are technically still at war(남북한은 엄밀히 말해 여전히 전쟁 중이다)’라는 내용이었다. 그는 그 방송을 보는 순간 등골이 오싹했다. 김 중위는 그때 군 입대를 결심했다. 그는 “학사 장교로 군 복무를 마친 할아버지와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장교로 근무하며 가족의 전통을 잇고 있다”며 “병역은 의무이기 앞서 남자로서의 권리”라고 잘라 말했다.
강원도 강릉 제2방공유도탄사령부에서 복무 중인 이상태 공군 소위는 신체검사에서 보충역 판정을 받아 공익근무요원(사회복무요원)으로 배치받을 예정이었다. 당시 이 소위의 체중은 130kg. 심각한 고도 비만이었다. 이 소위는 이후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매일 구슬땀을 흘렸다. 토마토와 양배추, 물만 마시는 식이요법을 병행했다. 재검일 때 모습은 권투선수의 계체량 테스트를 방불케 했다. 이 소위는 새벽부터 사우나에서 땀을 뺐다. 수분을 쥐어짠 탓에 소변조차 나오지 않았다. 그는 “혹여나 체중 기준선을 넘어갈까봐 걱정돼 체중을 잴 때 팬티 한장만 입고 체중계에 올랐다”며 “원사로 제대하신 아버지가 가장 좋아하셨다. 요란하게 입대했지만 누구보다도 자랑스럽게 근무하고 있다”고 활짝 웃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