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카스는 왜 슈퍼로 가지 못할까`

복지부 강력 권고에도 "약국서만 판매" 고수
"설비부족"해명 불구 `약사 무섭고 음료수 취급 경계`
  • 등록 2011-07-21 오전 10:00:00

    수정 2011-07-21 오전 10:00:00

[이데일리 천승현 기자] 박카스 슈퍼마켓 판매는 안하는 것일까, 못하는 것일까. 최근 제약업계의 큰 관심사다.    동아제약이 정부의 연이은 러브콜과 압박에도 박카스의 ‘약국판매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슈퍼에서 박카스를 팔게 되면 매출이 급증할 수 있는데도 이를 거부하는 것을 두고 의아해하는 시선이 많다.  
복지부는 지난 19일 의약외품 전환 제품을 보유한 제약사 16곳을 불러 “액상소화제, 연고 등을 슈퍼에서 팔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요청했다. 복지부는 설명회 직후 동아제약 담당자와 별도로 면담을 갖고 박카스의 슈퍼판매를 권고했다. 대표적인 의약외품 전환 제품인 박카스가 슈퍼에서 팔려야만 이번 정책이 실효를 거둘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앞서 보건복지부는 박카스를 비롯해 일반약 48개를 슈퍼에서 팔 수 있는 의약외품으로 전환키로 결정했다.

하지만 동아제약 측은 “곤란하다”는 입장만 되풀이했다. 이 자리에서 동아제약 관계자는 “슈퍼마켓에 공급할 박카스 물량이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생산설비 수준으로는 약국에 공급할 물량만 생산할 수 있는데 추가로 슈퍼에 공급할 설비를 갖추기에는 역부족이라는 얘기다.   동아제약은 또 박카스가 약국 밖으로 나갈 경우 약이라는 신뢰도가 훼손되면서 제품 생명이 단축될 수 있다는 시각도 견지하고 있다. 실제로 일본에서 이와 유사한 사례가 있었다. 박카스와 유사한 다이쇼제약의 `리포비탄`은 약국에서만 판매되다가 지난 1999년 의약외품으로 분류되면서 슈퍼에서 팔기 시작했다. 이듬해 리포비탄은 발매 이후 최대 매출인 797억엔을 기록하며 `슈퍼판매 효과`를 누렸지만 이후 매출이 빠른 속도로 추락했다.   업계에서는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이 과거의 `아픈 기억` 때문에 박카스 슈퍼판매를 주저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동아제약은 지난 2005년 경쟁제품인 비타500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자 박카스에서 카페인을 뺀 `디카페인` 제품을 출시하면서 맞불을 놓으려고 했다. 하지만 약사들이 강하게 반발하자 이 계획을 철회했다.   강신호 회장이 기억하고 싶지 않은 `쓰라린 기억`은 또 있다. 강 회장은 지난 1992년 의사협회가 주최한 한 행사에 참석해 약사를 비하하는 말실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약사들의 불매운동으로 번지면서 박카스 매출이 급감했다. 당시 박카스는 동아제약 매출의 절반 정도를 차지하고 있어 불매운동은 적잖은 부담이 됐다. 지금은 박카스 비중이 20% 미만이지만 여전히 동아제약의 캐시카우다.    정부가 박카스를 슈퍼에서 판매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줬지만, 정작 박카스는 선뜻 발걸음을 떼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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