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N)속옷 벗는 장면도 그대로...막가는 케이블TV

드라마에서 버라이이티쇼, 토크쇼까지 선정성 수위 높아져
베이직 채널의 무분별한 선정성 경쟁 제어 필요
  • 등록 2007-04-21 오후 5:06:53

    수정 2007-04-22 오후 9:36:39

▲ 케이블TV 오락채널 tvN의 ‘로맨스 헌터’

▲ 케이블TV 오락채널 tvN의 ‘tvNgels’



[이데일리 SPN 김은구기자] 사례 1: 비키니를 입은 여성 출연자를 눕혀놓고 '신체의 어느 부위가 민감한가'를 알아보겠다며 깃털 등으로 민망한 부위를 간지럼을 피운 뒤 반응을 보여준다.
 
사례 2 : 여자 출연자가 다양한 방법으로 남성을 유혹해 점수를 받는 프로그램. 무릎까지 오는 긴 상의를 입은 한 여성이 옷 속으로 손을 넣어 팬티를 벗는다.     
  
흔히 말하는 '야동'의 한 장면도, 방송의 선정성을 말할 때 즐겨 인용하는 일본의 심야 방송도 아니다. 바로 우리 케이블TV를 통해 볼 수 있는 프로그램들의 한 장면들이다.

케이블TV 프로그램의 선정성 경쟁이 마치 브레이크 없는 자동차처럼 심해지고 있다. 

과거에는 영화나 드라마의 일부 장면이나 소재가 선정성 논란의 단골손님이었다. 하지만 케이블TV PP(프로그램 공급자)의 자체 제작 프로그램이 늘어나면서 이제는 버라이어티 쇼나 토크 프로그램 등 예능 프로그램까지 논란의 범위가 확산됐다. 선정성 논란의 폭만 넓어진 것이 아니가 그 수위도 갈수록 더 노골화되고 있다.  
 
청소년 보호시간대에도 버젓히 성인 대상 프로그램 방영
 
10일 방송위원회는 전체회의를 열어 선정적인 장면을 방송한 tvN 드라마 ‘로맨스헌터’와 XTM의 미국산 외화 ‘블랙 타이 나이트’에 대해 징계를 결정했다. 
 
'로맨스헌터'는 청소년보호시간대에 격렬한 키스 장면과 성행위를 암시하는 장면을 방송해 '주의' 조치를 받았다. 또한 '블랙 타이 나이트'는 남녀간의 노골적인 애무와 성애장면, 신음소리 등을 여과없이 방송해 '시청자에 대한 사과' 와 '해당 방송 프로그램 중지'의 조치를 받았다.
  
19세 이상 시청가 등급인 '로맨스 헌터'의 경우, tvN측이 오후 11시에 하는 본방송 때와 달리 낮 시간의 재방송 때는 15세이상 시청가 수준으로 편집해 방영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이런 방침은 이번 방송위의 징계 결과에서 보듯 '공염불'이 되고 말았다.

케이블TV의 선정성 경쟁은 새로운 종합 엔터테인먼트 채널 tvN이 개국하면서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번에 여자 출연자가 속옷 벗는 장면을 그대로 방영해 논란이 된 프로그램도 tvN의 예능 프로그램 ‘tvNgels'이다. 'tvNgels'는 '섹시 버라이어티'를 표방하고 나서 그동안 징계 수위를 넘나드는 아슬아슬한 내용으로 주목을 받아왔다.
 
후발 채널의 한계를 극복하려는 tvN의 공격적인 선정성 경쟁은 다른 채널로 확산되고 있다. 요즘 인기 프로그램 포맷인 이른바 '짝짓기 프로그램'이나 '커플 프로그램'에서 상대 남성이나 여성의 몸을 더듬으며  춤을 추거나 게임을 하는 것은 이제 거의 기본 아이템처럼 됐다.
 
버라이어티쇼 외에 토크 쇼에서도 듣기 민망할 정도로 노골적인 성에 대한 대화들이 그대로 방송한다.  

케이블TV의 선정성 논란이 어제 오늘의 이야기는 아니다. 하지만 방송의 연륜이 쌓이면서 그런 문제가 순화되고 나아지는 측면 보다는 오히려 더 확산되고 악화되는 모습으로 변하고 있다.

물론 이러한 프로그램들에 대해 '재미있으면 되지 않느냐'는 반응도 있다. 하지만 그보다는 우려와 걱정의 목소리가 더 크다.

ID ‘life○○○’인 시청자는 ‘로맨스 헌터’ 시청자 게시판에 “시도 때도 없이 장소불문하고 성행위를 하는 모습이나 첫 회에서 남성이 자신의 x액을 여성에게 먹으라고 강요하는 점은 거부감이 느껴진다”며 “이런 요소들은 드라마의 수준과 질을 낮추는 위험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tvNgels’에 대해서는 ID ‘horwin○○○’의 시청자가 “방송이 앞장서서 성을 노리개화, 상품화시키고 있다. 특히 청소년들이 이 프로그램을 본다면 그 파급효과는 상상을 못할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 

◇ 미국선 노골적인 성인 대상 프로 유료 채널로 제한

 방송위원인 김우룡 한국외국어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는 “미국은 선정성 있는 성인대상 프로그램은 유료 채널에서만 볼 수 있는데, 국내에서는 베이직 채널에서도 무절제하게 방영돼 청소년의 가치관 혼란을 주고 사회적 일탈을 부추길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했다.
김 교수는 이어 “미국 미즈위원회처럼 한국에도 방송의 선정성과 음란물에 대한 대책을 마련하기 위한 특별조사위원회 설치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김창남 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성적인 것을 양성화하는 것이 음성화하는 것보다 낫다"고 전제한 뒤 "하지만 비판의식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는 호기심과 욕망만 자극할 뿐”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케이블TV뿐 아니라 인터넷을 통해서도 선정적인 내용들은 쉽게 접할 수 있는 만큼 청소년에게 판단 능력을 키워줄 수 있는 문화적 교육도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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