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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이승현 김정남 기자] “요즘 금융시장 상황이 너무 불확실해서 신중하게 보고 있습니다.”
‘R의 공포’가 국제금융시장을 강타하면서 각 시중은행에서 리스크관리가 화두로 떠올랐다.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이번 금리 연계 파생결합증권(DLS) 사태도 경기 침체 우려에서 촉발됐다. 각 은행의 최고 리스크관리 책임자(CRO)들은 일제히 ‘미·중 무역 분쟁에 따른 경기 침체 리스크’를 가장 크게 우려했다.
조재희 신한은행 CRO는 “올해 하반기에는 미·중 무역 갈등과 일본 수출 규제 등으로 촉발되는 글로벌 경기 둔화 흐름이 국내 가계부채 증가와 취약업종 구조조정 등 경기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며 “이로 인해 금융시장 리스크가 증폭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종인 우리은행 CRO는 “미·중 무역 갈등이 가장 큰 변수라고 본다”며 “일본의 무역 제재와 노동환경 급변 등 복합적인 상황이 동시 발생해 위기가 증폭되고 장기화할 수 있는 점이 우려된다”고 짚었다.
서남종 KB국민은행 CRO은 국내 경기 하락 가능성을 눈여겨 봤다. 그는 “미·중 무역전쟁이 악화일로이고 한일 무역 분쟁 조짐도 보인다”며 “대내외 환경은 국내 경기 전망을 더욱 불투명하게 하는 요소”라고 했다. 황효상 KEB하나은행 CRO는 “금융시장의 불안정성 확대와 경기침체에 따른 신용 리스크 증가가 가장 큰 위험 요인”이라고 진단했다.
이같은 악재를 감안해 하반기 대출도 보수적으로 운용하기로 했다. 서남종 CRO는 “올해 연간 여신성장 목표가 4~5% 수준이었지만 현재 상황 등을 감안해 연간 3%대 수준을 달성하고자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