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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진코믹스 ‘이상한 날’은 12편의 단편 모음집이다. 감각적인 컷 구성과 일상 속에서 한번 쯤은 상상해 볼 수있는 내용 구성으로 눈길을 사로잡는다. 각 단편마다 내용은 상이하지만 전체적인 분위기로 보면 같은 흐름을 타는 듯한 느낌을 준다. 12편 모두 작가 특유의 리듬감 넘치는 이야기 구성 방식이 적용됐기 때문일 것이다. 기타리스트 겸 만화가인 노키드 작가만이 표현할 수 있는 구성이다. 감각적이면서도 섬세하게 캐릭터와 스토리를 끌고 나간다.
첫번째 에피소드인 ‘빌려간 책’도 기상천외하다. 이름 없는 작가의 책 한권 때문에 아일랜드까지 날라간 한 남자의 이야기다. 책에 미친 주인공이 책 때문에 헤어진 여자친구를 찾지만, 사실은 여자친구가 아닌 책을 되찾고자 아일랜드를 누빈다는 설정은 코믹스러우면서도 풍자적이다. 확실하게 결말을 짓는 구성은 아니지만 독자들로 하여금 다양한 상상을 하게끔 해준다. ‘이상한 날’이 가진 매력인 듯 하다.
이외의 에피소드들 역시 기발하다. 여름휴가에 기차에서 좀비 바이러스에 걸린 귀여운 서울 아가씨의 좌충우돌 시골 생활, 한 번도 자기 악기를 가져본 적 없는 뮤지션이 악기를 사면서 겪는 음악과 삶에 대한 이야기, 사랑하는 엄마가 이루지 못한 앨범 발매 꿈을 위해 타임머신을 타는 과학자의 이야기 등 작가의 추억과 기억의 퍼즐들이 가득 담겨 있다. 특히 노키드 작가가 처음으로 상을 받게 한 작품인 ‘고혈압 소년 저혈압 소녀’도 담겨 눈길을 모은다.
레진코믹스 웹툰 ‘이상한 날’은 총 39화로 완결 서비스 중이다. 지난 가을에는 단행본 1·2권으로 구성, 웹툰으로 연재된 12편의 이야기에 ‘기와 장풍’편을 더해 13편의 단편모음집으로도 출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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