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일 서울 노원구 상계10동에 있는 주공8단지 재건축조합 사무실에서 만난 신진철 사무장의 말이다. 주공8단지는 지난달 말 총회를 열어 한화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했다.
신 사무장과 이야기를 나누는 도중 여러 차례 대화를 끊는 전화벨 소리가 울렸다. 언제쯤 이주를 시작하고 착공을 하느냐는 문의 전화였다. 신 사무장은 “비상대책위원회도 없고 재건축을 하겠다는 주민의 열망도 강하다”며 “내년 1분기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승인받은 후 2018년 초 착공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상계동 일대 4만가구 재건축 연한 도래
상계 주공5단지도 재건축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 아파트는 주공8단지와 마찬가지로 5층 이하 저층으로만 이뤄진데다 공급면적(37㎡)보다 대지지분(40.3㎡)이 넓어 투자 매력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주공5단지에서는 재건축사업을 추진하는 준비위원회가 들어섰다. 다만 주공5단지가 2종 일반주거지역(용적률 최대 200% 적용)이어서 3종 일반주거지역(최대 용적률 300%)으로 종상향이 필요하다. 입지적으로 주공6단지와 붙어 있다 보니 통합재건축 얘기도 나오고 있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주공5단지는 저층아파트란 점이, 주공6단지는 노원역 역세권 아파트라는 게 장점”이라며 “통합재건축을 하면 사업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고 말했다.
주공2·10·14단지는 저층과 고층이 혼합돼 있어 용적률이 150%대로 낮은 편이다. 이 중 주공10단지는 지하철 7호선 마들역과 인접한 데다 무엇보다 2019년 말 이전이 완료되는 창동 차량기지(17만 9578㎡)와 도봉 면허시험장 부지(6만 7420㎡)에 맞닿아 있다. 서울시는 현재 이 자리에 공연·업무·상업시설과 유통업체, 컨벤션센터 등 강남 코엑스와 같은 ‘글로벌 비지니스존’을 만들겠다는 계획이다.
높은 재건축 분담금이 걸림돌…리모델링 이야기도 ‘솔솔’
상계동 재건축사업의 가장 큰 걸림돌은 서울 내 다른 지역에 비해 낮은 주택 가격이다. 재건축 사업이 진행 중인 강남구 개포동과 양천구 목동지역과 비교해 보면 개포동과 목동 아파트 평균 매매가는 각각 3.3㎡당 4323만원, 2167만원인 반면 상계동은 3.3㎡당 1152만원에 불과하다. 이렇다보니 재건축 시 사업성 확보가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상계 주공8단지의 경우 전용 37㎡를 가지고 있는 조합원이 전용 59㎡를 분양받는다고 할 때 분담금은 약 2억 1000만원으로 결코 작지 않다는 게 현지 부동산 중개업소들의 설명이다.
특히 주공5·8단지를 제외하고는 15층 이하의 중층 아파트가 섞여 있는 곳이 대부분이어서 이들 중층 단지를 중심으로 리모델링이 대안으로 제시된다. 서울시가 상계동의 A아파트(420여가구)를 대상으로 시뮬레이션을 진행한 결과 재건축의 경우 가구당 분담금이 1억 5000만~3억원까지 나왔으나 주차확충형 리모델링 때는 5330만원으로 분담금이 확 줄었다. D공인중개 관계자는 “보람아파트의 경우, 한때 현대건설 등 시공사들을 선정해 리모델링을 추진한 적이 있다”면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대한 논의가 불붙으면 적극적으로 나설 여지가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시는 수직증축 리모델링에 필요한 공동주택 리모델링 기본계획을 오는 7월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 9월 최종고시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와 함께 서울형 리모델링 시범사업단지를 공모해 저리융자 등 성공적인 리모델링 사업을 위한 정책지원을 함께 해나갈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리모델링 시범단지를 위한 지원예산을 내년에 반영할 예정”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