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휴가철 긴장 풀린 전력당국

  • 등록 2012-08-01 오전 7:00:15

    수정 2012-08-01 오전 7:00:15

[이데일리 황수연 기자] “휴가철이라 전력 현황을 매시간 따로 집계하지 않습니다.”

영광 원전 6호기가 고장나 100만kW의 예비전력이 순식간에 증발했던 30일, 수요가 절정에 달하는 오후 2~3시 전력수급 사정을 요청하자 담당자로부터 돌아온 답이다. 전력수급상태를 알 수 있는 예비전력과 예비율은 집계하지 않고, 한 시간 평균 전력수요량만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던 지난주만 해도 시간대별 상황을 꼼꼼히 챙기던 전력거래소의 바뀐 태도가 당황스러웠다. 본격적인 휴가철에 접어들면서 예비력이 충분할 텐데 굳이 매시간 이를 파악하고 있어야 하냐는 눈치였다. 100만kW가량의 예비전력이 날아가는 비상상황에 전력거래소는 휴가철이라는 이유로 마음 푹 놓고 있었던 것이다.

같은 시간 감독 당국인 지식경제부의 반응도 비슷했다. 지경부 관계자는 “(전력거래소에서) 워칭할 필요가 있으면 하는 거지 매시간 집계할 필요가 있겠냐”며 전력거래소를 거들었다. 전력거래소는 결국 기자들의 전화가 빗발치자 그제야 예비전력과 예비율을 집계했다며 관련 수치를 알려줬다.

물론 휴가철에는 전력수요가 다소 떨어지지만, 올해 사정은 그리 녹록지 않다. 지난해 휴가철과 견줘 전력수요가 크게 늘었고, 원전은 4기(고리 1호기, 영광 6호기, 울진 3~4호기)나 가동을 하지 못해 공급능력은 빠듯하다. 게다가 지금은 하계전력수급 비상대책기간 중이기도 하다. 휴가철이라고 전력 당국이 긴장의 끈을 풀고 있을 때가 아니란 얘기다.

전력 당국이 전력수급 상황을 365일 내내 주시할 필요는 없다. 인력과 시간 낭비다. 그러나 최소한 비상대책 기간에는 달라야 한다. 휴가철과는 상관없는 일이다. 무엇보다 영광 원전 고장 같은 비상상황은 언제든 예고 없이 올 수 있다. 전력수급 상황을 한눈에 파악하고 있어야 하는 이유다. 돌이켜보면 대형 사고는 긴장이 풀릴 즈음 늘 찾아왔다. 지난해 9월15일 대규모 정전사태도 본격적인 여름철 전력수급 위기를 넘겼다고 생각한 전력 당국의 긴장이 풀리면서 생긴 인재에 가까웠다는 사실을 잊지말아야 한다. 황수연 기자 ppangshu@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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