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부채한도 협상 장기화할까…'강경한' 매카시 변수

바이든과 매카시, 극적 합의할까
월가, 16일 부채 협상 이목 집중
"물가 안잡혀"…연내 인하 어려울까
  • 등록 2023-05-16 오전 6:18:01

    수정 2023-05-16 오전 6:18:01

[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뉴욕 증시가 강보합 마감했다. 시장은 미국 여야간 부채 한도 협상을 주시하면서 보합권에서 관망세를 보였다. 시장은 당분간 부채 한도 이슈를 보며 움직일 가능성이 있다. 연방준비제도(Fed) 인사들이 매파 발언을 쏟아내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사진=AFP 제공)


바이든-매카시 극적 합의할까

15일(현지시간)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권거래소에서 블루칩을 모아놓은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14% 상승한 3만3348.60에 마감했다. 대형주 중심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는 0.30% 오른 4136.28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는 0.66% 뛴 1만2365.21을 기록했다. 이외에 중소형주 위주의 러셀 2000 지수는 1.19% 오른 1761.55를 나타냈다.

3대 지수는 장중 부채 한도 협상을 주시하면서 상승세를 탔다.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오는 16일 다시 협상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다. 두 인사는 지난 9일 백악관에서 직접 만나 부채 한도 문제를 논의했으나 입장 차만 확인한 채 ‘빈손 종료’를 했고, 당시 약속했던 12일 회동은 실무진 협의를 이유로 연기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매카시 의장이 16일 협상하기로 한 것은 이번달 안에 사태를 마무리 짓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든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17일 일본 히로시마로 출국한다. 게다가 상·하원은 메모리얼데이(미국 현충일·29일)를 전후로 휴회한다. 이같은 일정을 감안하면 16일 회동이 사실상 분수령이라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재닛 옐런 재무장관은 그동안 이른바 ‘X-데이트’를 다음달 초로 천명해 왔다.

백악관과 민주당은 한도 상향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인 만큼 협상 불가 사안이라는 입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디폴트는 선택지가 아니다”고 강조해 왔다. 반면 하원 다수당인 공화당은 부채 한도 상향과 재정 지출 삭감을 연계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 지출 감축 여부가 협상의 관건인 셈이다.

변수는 매카시 의장이 예상보다 강경하다는 점이다. 그는 출근길에 NBC 등과 만나 “그들은 회담하는 것처럼 보이기를 원하지만 어떤 것도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는다”며 “여전히 서로 멀리 떨어져 있다”고 말했다. 매카시 의장은 이어 “그들은 디폴트를 원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비판했다. 여야간 협상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에 힘이 실리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매카시 의장 입장에서는 내년 대선을 앞두고 당내 눈치를 볼 수밖에 없어서다.

바이든 대통령은 협상 상황을 낙관하고 있으나, 이번 주 안에 합의안이 나오지 않으면 채무불이행(디폴트) 공포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연준 주요 당국자들의 매파 언급도 나왔다.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와 인터뷰에서 “경기 침체가 오더라도 적어도 올해는 금리 인하를 예상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인플레이션 목표치(2.0%)로 돌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인플레이션 목표치로 돌아가는데 대한) 비용이 있다면 기꺼이 감수해야 한다”며 “현재 시점에서는 (금리 인하보다) 인상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인터치 캐피털 마켓츠에 따르면 보스틱 총재는 제롬 파월 의장, 존 윌리엄스 뉴욕 연은 총재 등과 함께 근래 연준 내에서 약간 매파적인 인사로 평가 받는다. 그럼에도 연내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사실상 못 박은 것이다.

연준의 연내 인하 물건너갔나

보스틱 총재뿐만 아니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은 총재는 이날 미네소타에서 열린 한 행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몇 달간 긍정적인 지표에 속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인플레이션 둔화세를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 심지어 가장 비둘기파적인 인사로 여겨지는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 연은 총재마저 이날 인플레이션을 두고 “개선이 이뤄지고 있지만 그렇게 빠르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이날 오후 현재 연준이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5.25~5.50%로 25bp(1bp=0.01%포인트) 올릴 가능성을 25.3%로 보고 있다. 전날 15.5%보다 높아졌다.

다만 시장의 다수 견해는 연준 금리 인상은 끝났다는 것이다. 억만장자 헤지펀드 매니저인 폴 튜더 존스는 CNBC와 만나 “분명히 그들은 (금리 인상을) 끝냈다고 생각한다”며 “CPI가 12개월째 하락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들은 승리를 선언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증시는 올해 계속 오를 것으로 본다”면서도 “그것은 천천히 갈 것”이라고 했다.

이날 나온 제조업 지표는 더 어두워졌다. 뉴욕 연은의 집계를 보면, 이번달 엠파이어스테이트 제조업지수(엠파이어지수)는 -31.8로 전월 대비 무려 42.6포인트 폭락했다.

엠파이어지수는 뉴욕주의 제조업 경기를 나타내는 지표다. 뉴욕 연은이 뉴욕주의 약 200개 제조업체를 평가해 산출하는 것이다. 0을 기준으로 그 이하면 경기 위축을, 그 이상이면 경기 확장을 각각 의미한다.

유럽 주요국 증시는 일제히 올랐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증시의 DAX 30 지수는 전거래일과 비교해 0.02% 올랐고, 프랑스 파리 증시의 CAC 40 지수는 0.05% 상승했다. 영국 런던 증시의 FTSE 지수는 0.30% 뛰었다.

국제유가는 4거래일 만에 반등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1.53% 상승한 배럴당 71.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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