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회에서는 공동주택 하자 분쟁 현황과 올해 시행을 앞둔 관련법의 내용, 남은 과제 등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국회입법조사처가 발간한 ‘공동주택 하자분쟁 방지 및 해결을 위한 법률 개정 내용과 향후 과제’에 따르면 국토교통부 산하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공동주택 관련 하자판정 및 분쟁조정 신청을 위해 최근 5년8개월간 접수된 건수는 2만3000여건에 달합니다. 연평균으로는 4000건 정도 수준입니다. 주택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하자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다는 설명입니다.
공동주택관리법은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에 재정기능을 신설하고 전문 분과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했습니다. 재정은 조정보다 더 신속한 권리구제가 가능한 기능입니다. 현재는 위원회가 조정을 하더라도 강제력이 떨어져 당사자 간 합의가 안될 경우 소송으로 가야 합니다. 그러나 재정은 당사자 한쪽이 신청하면 시작되며 재판에 준하는 공개 절차에 따라 진행됩니다. 뿐만 아니라 결정 이후 일정 기간 내에 소송을 통해 이의제기를 하지 않으면 해당 결정이 재판상 화해와 같은 법적 효력을 갖게 됩니다. 아파트 하자 분쟁이 장기화되지 않고 위원회 단계에서 마무리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게 된 셈입니다.
또한 개정안은 하자판정기준 고시 적용범위를 사업주체 등의 하자 조사방법·기준, 보수비용 산정 방법 등에 준용할 수 있도록 확대하는 등의 내용을 담았습니다. 관리 주체가 입주민의 하자보수 청구 서류를 보관해뒀다가 입주자가 요구 시 제공하는 것도 의무화됩니다. 이 개정안은 올해 12월 9일부터 시행됩니다.
다만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사건처리절차의 투명성 및 공정성 확보는 과제입니다. 김세현 국회입법조사관은 “위원회가 일방적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만큼, 신뢰 확보를 위해 위원회 사건 처리는 엄격한 법적 절차에 따라 공정하고 투명하게 진행되도록 해야 한다”라며 “재정문서 작성 시에도 결정을 정당화하는 사유, 구체적 논거 등이 제시돼야 하고, 사건 담당 위원에 대한 정보가 당사자에게 공개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공동주택관리법’과 ‘집합건물법’상 하자담보책임기간 기산점에 차이가 나는 것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조사관은 “일반분양 공동주택의 경우에는 하자담보책임기간이 입주 후 최대 10년인데, 공공임대 후 분양전환 주택의 경우 ‘공동주택관리법’을 따르면 일반분양 주택과 마찬가지로 입주 후 최대 10년이나 ‘집합건물법’에 따르면 임대기간(5년 또는 10년) 종료 후 최대 10년으로 임대기간 만큼 기산점이 대폭 미뤄질 우려가 있다”며 “집합건물법’의 하자담보책임기간 기산점을 ‘공동주택관리법’과 모순되지 않도록 개선해 법률 간 모순으로 인한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국회에는 현재 공정성 강화를 위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 위원의 제척 요건을 강화하고 분쟁 당사자가 이해충돌 우려가 있는 위원을 기피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을 담은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이 발의돼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