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씨처럼 경제 발전에 따라 전반적인 삶의 수준이 높아지며 중년층이나 노년층 등 늦은 나이지만 자기계발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인구가 늘고 있다. 남은 인생 아끼지 말고 다 ‘쓰’고 ‘죽’자는 의미의 ‘쓰죽회’는 바로 욜로의 노년판이다. 주변의 지인들과 좋아하는 것을 함께하고 공유하며 행복한 노년을 보내고자 하는 대표적인 ‘5070세대’의 커뮤니티라고 볼 수 있다. 스테판 폴란의 ‘다 쓰고 죽어라(Die Broke)’는 책이 나온 지 20년 만에 그 실천자가 국내에도 생겨나기 시작한 셈이다.
‘쓰죽회’는 뉴노멀 중년(New Normal middle age)의 한 현상이다. 청년들만큼 활동적이라는 의미에서 액티브 시니어(Active Senior)라고도 불린다. 뉴노멀 중년은 ‘인생은 한 번 뿐(You Only Live Once)’의 앞글자를 딴 ‘욜로(YOLO)’에서 파생된 단어이기도 하다.
이들도 경제적인 문제에서 해방하기 위해서는 결국 돈이 필요하다. 철도 공무원으로 일하다 지난해 말 은퇴한 전승호씨는 연금을 제외하면 4억3000만원짜리 아파트 한 채가 전 재산이다.그래도 그는 문제 없다. 5년 전 한 채뿐인 이 집을 담보로 주택연금에 가입한 그는 종신 지급 형식으로 매달 100만원을 받고 있다. 국민연금 15만원 은행에 들어둔 사적 연금 40만원, 공무원 연금까지 나오니 한 달 생활비로는 충분하다.
주택연금은 2007년 출시된 이래 올 1분기(1∼3월) 가입자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4.7%가 증가한 3927명이 신규 가입했다. 107세에 가입해 최고령 가입기록을 세운 어르신은 매월 168만원을 받는다. 현재 주택연금을 받고 있는 총 4만4000여명 중 100세 이상 수령자가 총 17명이다. 이 중 최고령이 111세니 ‘호모 헌드레드 시대’가 과장된 수사만은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