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운항 10년 LCC가 가져다 준 선물

  • 등록 2015-05-13 오전 3:00:00

    수정 2015-05-13 오전 3:00:00

[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연휴만 되면 인천·김포·제주·김해 공항이 들썩인다. 국내외로 여행을 떠나는 인파는 물론이고 해외에서 한국을 찾는 관광객들로 붐빈다. 최근에는 이른 바 ‘황금연휴’나 여름휴가철뿐만 아니라 주말마다 볼 수 있는 풍경이다.

20여년 전만 해도 비행기를 타봤다는 자체가 자랑거리였지만 지금은 동남아 다녀온 것쯤은 명함도 내밀지 못하는 시대가 됐다. 그만큼 항공여행의 문턱이 크게 낮아졌다. 고속철도 KTX보다 싼 가격에 부산과 광주를 갈 수 있는가 하면 10만원으로 다녀올 수 있는 해외 관광지도 있다.

지난해 연간 항공여객 숫자는 사상 처음으로 8000만명을 돌파했고 올해는 9000만명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 중에는 해외 관광객도 적지 않다. 특히 우리 경제에 활력소가 되고 있는 요우커(遊客,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크게 늘었다.

이같은 변화의 일등공신은 단연 저비용항공사(LCC)다. 2003년 한성항공(현 티웨이항공) 설립을 시작으로 2005년 제주항공, 2007년 부산국제항공(현 에어부산)과 이스타항공, 2008년 에어코리아(현 진에어)가 등장하면서 지금의 5개 LCC 체제가 꾸려졌다.

물론 시작은 쉽지 않았다. 1호 LCC였던 한성항공 출범 과정에는 기존 항공사의 견제와 네티즌들의 우려가 작지 않았고 결국 기업회생 절차를 겪기도 했다. LCC가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은 2010년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처음이었다. 5개사 모두 영업흑자를 낸 건 2013년부터다.

LCC의 성공은 기존 독과점 형태였던 항공시장에 긴장감과 경쟁심리를 심어 소비자에게 다양한 혜택을 안겨줬다. 가격을 낮췄고 선택할 수 있는 항공 스케줄을 확대했다.

문 닫기 직전까지 몰렸던 지방공항들에는 새 생명을 불어넣었다. 대표적인 예가 청주공항이다. 연간 수십억 적자를 내던 청주공항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 2억4400만원을 기록했다. 1997년 개항 이후 18년만에 첫 흑자다. 항공 노선이 급증하면서 1분기 국제선 이용객도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이제 연간 2000만명이 이용할 정도로 LCC의 시장이 커졌다. 승객의 안전과 원활한 비행을 위해 LCC들이 절실히 필요로 하는 항공정비(MRO)사업을 조속히 완료하고 인천을 제외한 국내 모든 공항에 적용 중인 야간 운항금지 규제 완화도 고려해 볼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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