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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용운 기자] “공직에서 은퇴한 남편이 3년 전 동네도서관에서 ‘내 생애 작가수업’이란 프로그램을 다녀보라고 소개해준 것이 계기였다. 고등학교 시절 문예반에서 활동했지만 결혼 후 시를 쓰는 것은 잊고 지냈는데 습작한 지 3년 만에 큰 상을 받아 놀랍고 얼떨떨하다.”
8일 서울 종로구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2016 문학주간’ 개막식에 앞서 열린 ‘제34회 마로니에 전국여성백일장’에서 시부문 장원을 수상한 이경자(63) 씨는 수상 사실이 믿기지 않는 듯 연신 “얼떨떨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이날 ‘세탁소’를 소재로 한 시를 쓴 이씨는 남편의 권유로 뒤늦게 문학의 꿈을 키워오다 장원에 당선되는 경사를 맞았다. 이씨는 이근화 시인 등 5명의 시부문 심사위원들로부터 “낡고 더러워진 옷에 생기를 불어넣은 과정을 감각적인 비유로 탁월하게 형상화한 후 세탁소를 작은 기도원으로 그려내 지치고 힘든 현실을 보듬고 섬세하게 어루만졌다”며 높은 평가를 받았다.
34년 전 대회를 처음 만들어 지금껏 유지해오고 있는 강신호 동아쏘시오그룹 회장은 “과학의 시대에도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감정이 따뜻해야 한다”며 “매년 백일장에 참가하는 여성들이 글을 쓰면서 마음이 더욱 풍성해지길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