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공異야기]①카드사 김대리 '직구왕' 되다

몰테일·메이크샵 운영 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
온라인상거래·해외직구 시장 개척
IT벤처기업, 연 매출 1000억 규모 중견기업으로 성장
  • 등록 2015-03-18 오전 6:00:00

    수정 2015-03-18 오전 7:26:44

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사진=김정욱 기자)
[이데일리 최은영 기자]“‘해외직구’가 이렇게까지 성행할지 몰랐어요. 그랬다면 상표권 등록을 해놨겠죠. 우리나라 소비자가 그만큼 똑똑하다는 겁니다.”

서울 금천구 가산동 본사에서 만난 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사진·46)는 성공비결을 묻자 그 공을 한국의 ‘스마트한’ 소비자들에게 돌렸다.

솔직히 회사 이름은 낯설다. 해외직구 배송대행 업체 ‘몰테일’ 혹은 인터넷 쇼핑몰 솔루션 제공 업체 ‘메이크샵’으로 더 많이 알려졌다. ‘몰테일’과 ‘메이크샵’은 전자상거래 대표기업 코리아센터닷컴을 지탱하는 양대 축으로, 회사 전체 매출액의 90%를 차지한다. 대한민국에 유통 혁명을 불러온 해외직구와 역 직구 물량의 25%가 그의 손을 거친다. 정확히는 몰테일과 메이크샵을 운영하는 코리아센터닷컴을 통해서다.

속도가 생명인 IT업계..“실행하라”

코리아센터닷컴은 ‘밀레니엄둥이’다. 2000년 1월. 21세기에 대한 장밋빛 기대와 ‘밀레니엄 버그’같은 불안감이 교차하던 시기에 설립됐다.

김 대표의 이전 직함은 대기업 카드사의 김 대리. 처음에는 인터넷쇼핑몰을 열고 향수를 팔았다. “작은 오퍼상이라도 좋으니 무역 일을 하고 싶었어요. 한 달에 5~10만원만 내면 인터넷에 가게를 낼 수 있다는 한 웹호스팅 회사의 광고를 보고 쇼핑몰을 연 게 시작이었죠. 3일 만에 첫 주문이 들어왔어요. 얼마나 신기하던지요. 바로 다니던 회사에 사표를 내고 회사를 차렸습니다.”

김 대표 나이 서른한 살 때다. 상왕십리역 인근 작은 건물, 지하 당구장을 개조한 공간을 여러 회사에서 나눠 쓰는 4평짜리 쪽사무실에서 역사는 시작됐다. 김 대표는 “냉난방도 안 되는 비좁은 공간에서 나까지 직원 셋이 일했다. 지금 생각하면 무모하고 대책없었다”고 너털웃음을 지으면서도 “그래도 그때가 가장 행복하지 않았나 싶다”고 당시를 회고했다.

김 대표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빠른 결정’이다. 기획서를 쓸 시간에, 시장조사를 할 시간에 자신의 생각을 실행에 옮겼다. 온라인 쇼핑몰 솔루션 서비스인 ‘메이크샵’을 시작한 것도 향수 쇼핑몰을 열고 불과 한 달이 채 안 됐을 때다.

“쇼핑몰 초창기 모델은 상품 이미지가 일렬로 뜬 상태에서 구매 버튼만 달려있는 식이었어요. 제대로 된 쇼핑몰을 만들자 하니 과정이 너무 어렵고 복잡하더군요. 다행히 그 즈음 개발자가 합류했고, 마우스로 클릭 몇 번이면 제대로 된 쇼핑몰을 만들 수 있게 해보자고 제안한 것이 ‘메이크샵’의 모태가 됐어요”

위기를 기회로..“역직구로 해외진출, 직구로 체인지업”

회사는 시작부터 성공가도를 달렸다. 회사 설립 이듬해인 2001년 6월에는 일본에 현지 법인을, 2004년 11월에는 중국 상하이에 단독 법인 ‘코리아센터 차이나’를 설립하고 메이크샵 해외 서비스를 시작했다.

위기는 회사 설립 7년 만에 찾아왔다. ‘메이크샵’의 미국 진출을 꿈꾸며 2007년 400만 달러(지금 환율로 약 45억원)를 투자해 현지에 물류센터를 지으면서부터다. 글로벌 금융 위기를 불러온 리먼 브라더스 사태가 터진 것. 비싸게 매입한 건물의 가치는 하루가 멀다하고 폭락했으며 매달 대출금 이자에 건물 유지비를 내야하는 상황에서 환율까지 올라 재정 부담을 더욱 가중시켰다.

위기의 순간, 그가 떠올린 것이 바로 ‘해외 배송대행 서비스’다.

“소비가 위축돼 미국의 제품 가격은 날로 떨어지는데 한국에서 같은 제품을 사려면 여전히 비쌌어요. 거기서 착안해 해외 직구 배송대행서비스 ‘몰테일’을 시작하게 된 거죠. 미국에 유학온 학생, 이민자 등이 카페, 블로그 등을 통해 하던 일을 처음으로 기업화한 겁니다. 다들 사업성이 없다며 말렸어요. 하지만 다른 선택이 없었습니다. 살아남기 위해서는 뭐라도 해야 했거든요.”

역직구 활성화를 위해 시작한 일이 직구 사업의 토대가 된 셈이다.

“성공보다 작지만 의미 있는 사업 보람”

2014년 국내에서 이뤄진 해외 직구 규모는 15억 4000만 달러(1조7500억원)로 2조원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몰테일을 통한 거래만 4500억 원. 회원수는 지난해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어섰다. 몰테일의 매출은 2013년 260억 원에서 지난해 560억 원으로 두 배 이상 껑충 뛰었다. 사업 시작 5년 만에 14년 된 메이크샵의 매출(320억원)을 뛰어넘었다.

김 대표는 몰테일의 성공 비결로 ‘신뢰’를 꼽았다. “국내 고객이 미국에서 물건을 살 때 가장 불안해하는 부분이 내가 주문한 물건이 제대로 올까였어요. 그래서 배송에 문제가 생기면 우리가 100% 책임을 지고 배상을 하겠다고 했어요. 지금도 500달러까지는 조건없이 보상을 해주고 있습니다. 제조사도, 판매사도 아닌 배송업체가 말이죠. 그렇게 신뢰를 쌓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직구가 활성화되진 못했을 겁니다.”

물건이 배송 중 파손 혹은 분실 됐을 때 ‘무조건 보상제’를 통해 소비자에게 금전적인 보상하고 수거한 물품은 바자회를 열어 수익금을 전액 아픈 아이들을 돕는데 쓰고 있다.

김 대표는 스스로 생각하는 성공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아직 성공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꼽으라면 현재에 만족하되 안주하지 않고 긴장하면서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일을 개선해나간 것”을 들었다. 그는 “‘메이크샵’과 ‘몰테일’ 모두 작지만 의미 있는 사업이었다”고 자평했다.

“메이크샵을 통해 적은 비용으로 많은 쇼핑몰이 들어섰어요. 덕분에 사람들은 오프라인 매장을 이용하지 않고도 싸고 쉽게 물건을 구입할 수 있게 됐고요. 또 몰테일은 국내에서 구할 수 없는 물건, 그동안 비싸게 구입해야 했던 해외 물건을 훨씬 싸게 구입할 기회를 제공했습니다. 그 부분에 있어서는 자부심이 큽니다.”



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는…

△1969년 대구광역시 출생 △1995년 성균관대학교 경영학과 졸업 △1995~1999년 삼성카드 기업금융팀 근무 △1999년 향수전문 인터넷 쇼핑몰 ‘코리아센터’ 운영 △2000년~현재 코리아센터닷컴 대표이사

김기록 코리아센터닷컴 대표가 서울 금천구 가산동 사무실 입구에 전시된 건담 모형 앞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 건담 모형은 2010년 몰테일 재팬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직구로 구매한 것으로 5년새 가격이 두 배로 뛰었다.(사진=김정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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