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신문 | 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1년 12월 26일자 3면에 게재됐습니다. |
지난 23일 서울 송파구 가락시영 아파트. 단지 인근 O중개업소 관계자는 불과 한 주 만에 분위기가 싹 달라지자 이해하기 어렵다는 듯 한숨부터 내쉬었다.
이 단지는 12.7 대책 발표 후 급매물은 자취를 감추고 매도호가는 최고 1억원까지 오르는 등 빠르게 반응했다. 종 상향이란 새로운 호재까지 더해지면서 재건축 시장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은 더욱 부풀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막상 전날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가 9년여 만에 투기과열지구에서 해제됐지만 시장의 분위기는 오히려 겨울 한파만큼이나 냉랭했다.
그는 "어제는 매수문의도 없었다"면서 "경기가 안 좋다보니 호재에도 전혀 반응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단지 내 K중개업소 관계자는 "좀 살아나나 싶더니 김정일 사망 사태가 알려지면서 매수세가 훨씬 약해졌다"며 "1억원까지 뛰던 호가가 현재는 2000만원 수준으로 조정됐다"고 말했다.
대치동 은마아파트 E중개업소 대표는 "정부 대책에도 전혀 반응이 없다"며 "그냥 침체"라고 짧게 말했다.
이 같은 가격 하락 양상은 부동산 통계에서도 드러난다. 23일 부동산114가 내놓은 주간 동향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재건축 아파트는 한 주 만에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특히 반짝 반등에 성공했던 서울 강남과 송파구가 주간 0.21%와 0.15% 하락하며 서울시 25개 자치구 중에서 낙폭이 가장 컸다.
이처럼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사그라들면서 거래 관망과 조정 양상이 더욱 심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김규정 부동산114 본부장은 "글로벌 경제 여건의 개선 전망이 밝지 않은 가운데 대북 변수까지 추가돼 당분간은 거래 관망과 조정 양상이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