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주식만 안 오르네”…대형주-소형주 온도차

금리·정책 뒷받침에 이달 코스피 10.64%↑
외국인·기관 수급에 대형주가 상승 견인
‘산타랠리’ 기대에 증권가 전망은 비관적
“반도체株 등으로 하방 안정성 확보해야”
  • 등록 2023-11-30 오전 5:40:00

    수정 2023-11-30 오전 5:40:00

[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이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사이클이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인식이 커지고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수급 효과까지 더해지며 코스피가 10% 넘게 상승했다. 그러나 코스피 시장이 크게 반등하는 가운데서도 대형주와 소형주 간 온도 차는 뚜렷했다. 연말까지는 코스피 시장이 박스권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한 가운데 반도체 등 실적 개선이 기대되는 대형주 중심으로 대응하는 것이 유리하단 제언이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금리·정책 뒷받침에 10% 오른 코스피…대형주가 견인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05% 내린 2520.39에 마감했다. 이달 들어 코스피 지수는 10.64% 상승했다. 앞서 지난 8~10월 3개월간 월간 단위로 하락세를 이어오던 코스피 지수는 긍정적인 신호가 이어지며 상승전환했다. 물가 상승세 둔화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종료됐단 인식에 금리 인하 기대감까지 더해지면서다.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에 따른 매도 압력 약화에 시장이 반응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다만, 이 같은 코스피 지수의 상승 영향을 대형주와 중소형주가 골고루 받지는 못했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이달 들어 10.85% 상승하며 전체 지수 상승률을 웃돌았다. 코스피 대형주 지수는 코스피 시장 상장 종목 가운데 시가총액 1위부터 100위까지 100개 종목으로 산출한다.

반면 코스피 중·소형 지수의 상승률은 전체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밑돌았다. 시총 101위부터 300위까지 대형주 차상위 200개 종목으로 산출하는 중형주 지수는 7.70% 올랐고, 시총 301위부터 그 이하 종목을 포괄하는 소형주 지수는 5.25% 상승하는데 그쳤다.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수세가 지수 상승을 이끌었는데 대형 반도체주와 인터넷주 등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집중된 영향이다. 외국인과 기관은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 각각 2조7000억원, 3조3000억원가량을 순매수했는데, 모두 삼성전자(005930)를 가장 많은 규모로 사들였다.

이밖에 외국인은 이달 코스피 시장에서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하고 삼성전자에 이어 SK하이닉스(000660)를 가장 많이 순매수했고, 하이브(352820), 셀트리온(068270), 아모레퍼시픽(090430), 삼성전자우(005935) 순으로 많이 순매수했다. 기관의 경우 삼성전자에 이어 카카오(035720), 삼성SDI(006400), LG화학(051910), 삼성전기(009150) 순으로 순매수했다.

연말까지 추가 상승은 제한적…“이익모멘텀 중심 접근해야”

연말이 다가오며 이달 코스피 상승이 ‘산타 랠리(증시가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상승하는 현상)’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 다만 증권가에선 연말까지 코스피의 추가 상승이 어려울 수 있어 반도체주와 같은 실적 개선과 외국인 수급 개선이 뚜렷한 종목을 중심으로 접근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김용구 삼성증권 연구원은 “내년 글로벌 경기 연착륙과 연준의 금리 인하 기대가 10월 긴축 발작 이후 11월 국내외 증시 정상화를 견인하는 쌍끌이 동력으로 작용했다”면서도 “연준의 흔들림 없는 데이터 의존 정책 기조를 고려하면 실제 연착륙 거시경제 환경과 4~5회 금리 인하 기대가 양립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주식시장이 이미 금리 인하 기대까지 빠르게 반영했고,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단기 되돌림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연말까지 추가적인 코스피 상승은 어려울 것이란 판단이다.

연준은 내달 12~13일(현지시간) 올해 마지막 FOMC 정례회의를 연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FOMC를 기점으로 다시 한번 시장 참여자들의 과도한 금리 인하 기대감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은 차익매물 출회 압력을 높일 것”이라며 “따라서 이후로는 이익 모멘텀이 동반하는 필수소비재, 반도체, 자동차, 운송 등과 같은 업종들을 중심으로 하방 안정성을 확보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지수 상단이 제한된 상황에서 실적 상향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며 “반도체가 핵심”이라고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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