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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식품업계에 따르면 HMR은 각국의 엄격한 검역, 식문화 차이 등으로 인해 아직까지는 수출이 활발한 품목은 아니지만 각 기업이 한류 바람을 타고 해외 공략에 집중하고 있어 수출의 블루오션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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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0여년 사이 HMR에 대한 소비자들의 인식에 많은 변화가 생겼다. 빅데이터 컨설팅 컴퍼니 롯데멤버스의 리서치 플랫폼 라임이 지난 5월 발표한 ‘트렌드Y 가정간편식 리포트’에 따르면 우리 국민 49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HMR을 이용해봤다는 답변이 82.7%로 나타났다. 10명 중 8명이 HMR 제품을 먹어봤을 정도로 관련 시장의 트렌드 변화와 소비자의 이용 행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소비자들은 HMR을 선호하는 이유로 ‘식사준비가 쉽다’(68.4%), ‘식사준비가 빠르다’(68.3%), ‘직접 재료를 사서 요리하는 것보다 저렴하다’(37.4%) 등을 꼽았다. 이는 1인 가구 및 맞벌이 가구의 증가, 가사노동 시간을 줄이고 개인을 위한 시간을 늘리려는 소비자들의 인식 확산 등 여러 요인이 작용한 결과다.
실제로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18년 국내 HMR 출하액은 2017년보다 17.3% 많은 3조 2164억 원 규모일 것으로 추정된다. 2022년 출하액은 5조 원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중 도시락 등 즉석섭취식품이 52.1%로 시장규모가 가장 컸으며 즉석조리식품(42.0%)과 신선편의식품(5.9%)이 2, 3위로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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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제품은 라면, 냉동면 등 면류다. 신세계푸드가 할랄 시장 공략을 위해 말레이시아 식품기업인 마미더블데커와 합작해 선보인 한국식 할랄 라면 ‘대박 라면’은 제품명 그대로 대박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3월 첫 선을 보인 ‘대박라면 김치찌개 맛’과 ‘양념치킨 맛’ 등 2종은 말레이시아에 불고 있는 한류 열풍과 현지 소비자들의 K푸드에 대한 관심 속에 월 30만개, 연간 400만개의 판매실적을 올렸다.
또한 ‘대박라면 고스트 페퍼’는 지난 5월 말레이시아 세븐일레븐의 독점판매 기간이 끝나자 곧바로 대만으로 수출됐다. 8월에는 싱가포르로 수출이 예정돼 있으며, 현재 태국·중국 업체와도 수출 협의 중에 있다. 신세계푸드 관계자는 “더 많은 양을 생산하고 싶어도 주원료인 고스트 페퍼를 구하기가 쉽지 않아 아쉬울 정도로 대박라면 고스트 페퍼의 인기가 뜨겁다”고 말했다.
풀무원은 차별화한 생면 제품으로 중국 시장을 두드리고 있다. 풀무원식품 중국 법인 푸이뚜어식품은 전자레인지용 용기형 생면 파스타를 보였다. 중국에서만 한 달에 약 35만 인분의 파스타가 팔려나가고 있고, 지난해 파스타 매출은 70%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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즉석조리식품 외에 국내 식품기업의 HMR 제품 수출에도 가시적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즉석밥에서부터 다양한 냉동식품과 안주류까지 제품군도 다양해졌다. CJ제일제당이 대표적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중국에 ‘햇반’을 정식 출시하며 중국 즉석밥 사업에 본격 나섰다. 특히 중국의 Z세대가 햇반의 주 소비층이 될 것으로 보고 이들을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또한 CJ제일제당은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떡갈비, 함박스테이크, 미트볼 등 제품을 중국에 선보였다. 약 2조원에 이르는 중국 냉동식품 시장 규모가 최근 3년 동안 연평균 3% 이상 성장 추이를 이어오고 있는 만큼 시장 확장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에서다. CJ제일제당은 만두를 생산하고 있는 중국 요성 공장에 100억 원 규모의 조리냉동 설비 투자를 진행하기도 했다.
대상 역시 냉면, 스파게티, 짜장면 등 HMR 제품을 중국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매출도 증가 추세에 있다. 대상은 올해 중국 내 전체 매출을 전년 대비 30% 이상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대상은 지난 2월 홍콩을 중심으로 대표 안주 브랜드인 ‘안주야(夜)’ 팝업스토어(임시매장)를 열기도 했다.
대상 관계자는 “중국 수출 제품 중 아직 HMR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2017년 출시한 ‘컵떡볶이’의 중국 내 반응이 좋아 올해 매출이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등 향후 중국 내 HMR 시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