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세 시대’를 앞두고 먹는 즐거움과 건강한 노년의 삶을 위한 ‘케어푸드’(Care Food) 시장 선점을 위해 식품업계에서 ‘총성 없는 전쟁’이 한창이다. 케어푸드란 쉽게 설명해 실버푸드를 확장한 개념으로, 연화식(軟化食)·치료식·다이어트 식품 등 고기능성 식품을 통칭한다.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케어푸드가 차세대 가정간편식(HMR)으로 주목 받으면서, 신제품 출시가 잇따르고 해외 기업과 손을 잡고 새로 진출하는 기업도 줄을 잇고 있다. 그만큼 케어푸드가 성장 가능성이 큰 분야이기 때문이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등에 따르면 국내 케어푸드 시장은 2012년 5816억원에서 2015년 7903억원 규모로 성장한 데 이어 지난해엔 1조1000억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65세 이상 노인 인구 비중이 14%를 넘어서는 ‘고령사회’에 진입하는 등 고령 인구가 급증하면서 오는 2020년에는 2조원대까지 성장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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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국내 케어푸드 시장은 병원·요양원 등에 환자식을 공급하는 기업 간 거래(B2B)에서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 부문으로 확장하는 초기 단계에 있다. 현대그린푸드, 아워홈 등이 병원 급식 서비스 등에서 사업을 확장, 개별 브랜드를 론칭하고 관련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그린푸드가 가장 먼저 B2C 시장에 진출했다. 지난해 5월 종합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을 론칭한 현대그린푸드는 같은 해 10월 연화식 특화 브랜드 ‘그리팅 소프트’를 선보였다. 일부 병원에서 제품 테스트를 거쳐 올해 8월 국내 최초 연화식 B2C HMR 12종을 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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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J제일제당은 올해 말까지 케어푸드 브랜드를 론칭하고 내년부터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지난 6월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케어푸드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CJ제일제당은 덮밥과 비빔밥 소스 5종의 개발을 끝냈다. 단순히 저작(咀嚼·음식을 입에 넣고 씹음) 보완에 그치지 않고 나트륨과 영양 문제를 해결하면서 맛의 품질까지 높인다는 방침이다.
신세계푸드도 최근 케어푸드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일본 영양치료 선두기업 ‘뉴트리’(NUTRI), 소재 공급을 맡을 한국미쓰이물산과 케어푸드 개발 및 상용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내년 상반기 전문 브랜드를 론칭해 일반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제품을 선보일 예정이다. 신세계푸드는 케어푸드를 미래 성장 동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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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에서도 기능성을 더한 케어푸드 제품 수요가 지속적으로 성장, 미국과 일본 등 해외 선진국에선 이미 수십 조원대의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미국은 환자, 고령자, 영유아, 다이어터 등 다양한 연령층을 중심으로 식사 대용식·메디푸드·드링크 등 케어푸드 관련 시장이 26조원 규모로 형성된 것으로 추정되며 2020년에는 30조원이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일본의 경우 최근 5년간 케어푸드 시장이 17.6% 성장했으며, 영양보충식·부드러운 음식 등이 단계별로 세분화 된 수준으로까지 발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