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는 열로 전기 생산" 보일러업계, '소형 열병합발전기' 도전장

귀뚜라미, 하반기 마곡연구센터서 200kW급 제품 테스트
연내 상업용 제품 상용화 목표, 도시가스업체들과 연계
경동은 가정용 시장 선도, 서울시와 제품 보급 박차
  • 등록 2018-05-22 오전 8:37:21

    수정 2018-05-28 오후 10:21:51

귀뚜라미가 연내 상용화를 추진하고 있는 상업용 소형 열병합발전기(왼쪽). 귀뚜라미는 올 하반기 200kW급 제품의 실증 테스트를 마곡연구센터에서 진행할 예정이다. 경동나비엔은 2013년 개발에 성공한 가정용(1kW급) 소형 열병합발전기 ‘하이브리젠SE’(오른쪽)로 최근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사진=귀뚜라미, 경동나비엔)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보일러업계가 차세대 에너지기기인 ‘소형 열병합발전기’(micro Combined Heat & Power) 상용화에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열병합발전기는 가스와 엔진을 활용해 난방은 물론, 전기까지 생산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때문에 보일러 업체들이 차세대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귀뚜라미는 인천공장에서 20kW급 소형 열병합발전기 상용화 테스트를 진행 중이다. 올 하반기에는 최근 건설 중인 마곡연구센터에 200kW급 소형 열병합발전기를 설치, 실증 테스트를 추진할 계획이다. 귀뚜라미는 이를 통해 연내 상업용 소형 열병합발전기를 상용화한다는 목표다.

기존 보일러가 가스로 온수와 난방 기능만 했다면, 소형 열병합발전기는 엔진을 탑재해 전기까지 자체 생산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가스 △스털링(외연기관 통한 구동) △연료전지 등 엔진 작동 방식에 따라 종류가 나뉜다. 귀뚜라미가 상용화를 준비 중인 소형 열병합발전기는 가스엔진 방식으로 난방과 온수 공급과 함께 시간당 20~200kW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다. 자체적으로 난방과 전기 생산을 함께 하기 때문에 전력 활용에 대한 효율성이 크다.

귀뚜라미 관계자는 “친환경 에너지기기로서 향후 방향성이 확고한 만큼 소형 열병합발전기 사업에서 연내 첫 성과를 낼 계획”이라며 “단기적으로 가정용보다는 상업용이 더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 우선 빌딩 등 기업간거래(B2B) 시장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현재 1kW급 가정용 소형 열병합발전기의 가격대는 1000만원 수준이다. 귀뚜라미가 추진하는 상업용 소형 열병합발전기(20kW급) 가격대는 약 1억원. 대규모 빌딩 등에 공급하는 것인 만큼 가정용대비 가격 부담은 적지만 업체 입장에선 최대한 가격대를 낮춰 시장을 확대하는 것이 급선무다. 특히 보일러업체들의 경우 기존 온수기와 보일러 위주 사업을 다각화하는 차원에서 소형 열병합발전기 시장 확대에 열을 올릴 수밖에 없다.

경동나비엔은 1kW급 가정용 소형 열병합발전기에 주력한다. 경동나비엔은 2013년 아시아 최초로 개발한 소형 열병합발전기 ‘하이브리젠SE’와 관련, 2015년부터 서울시와 함께 국공립 복지시설 등으로 대상으로 보급사업을 진행 중이다. 오는 2020년까지 1만대를 보급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스털링방식으로 소음이 적고 가스 외에도 태양광 등 연료 확장성이 높아 가정용 시장을 노리고 있다”며 “아직까지 시장 인식이 저조해 판매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지만 시장 확대 차원에서 서울시 등과 적극 협력해 보급을 점차 늘려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같이 소형 열병합발전기 상용화 움직임이 빨라지는 것은 보일러업체들의 사업다각화 흐름과 함께 ‘분산형 전원’(소규모 발전) 시장이 가진 잠재력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장기적으로 보면 원전·화력발전 등 과거 대규모 집중형 전원에서 앞으로 분산형 전원시장으로 갈 수밖에 없다”며 “포화상태인 일반 보일러 시장을 넘어 제품 다각화로 새로운 먹거리를 창출하려는 업체들의 전략이 맞아떨어지면서 향후 소형 열병합발전기 시장 확대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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