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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평택시 등 수도권 남부지역에서 대규모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역전세난(입주 물량 증가로 전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지 못하는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2~3년전 택지 개발과 분양시장 호황 등에 힘입어 줄줄이 풀린 공급 물량이 본격적으로 입주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에서 새 아파트를 분양받은 사람의 상당수가 실거주자보다 투자자인 까닭에 전세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서 전셋값은 바닥으로 떨어졌다. 전세시세가 곤두박질치면서 준공을 앞두고 계약금 회수를 포기하고 마이너스 프리미엄(분양권이 분양가보다 낮은 가격에 거래되는 것)에 매물을 던지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화성시 전셋값 8개월째 하락…평택시 1.47% 급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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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탄역 인근 한 공인중개사는 “우남퍼스트빌 전용 84㎡형은 동탄역에서 가까운 역세권 단지라는 장점 때문에 매매 호가는 지난해 말보다 2000만원 정도 올랐지만 전셋값은 오히려 500만~1000만원 빠졌다”며 “실거주자보다 투자자들이 동탄2신도시 아파트를 많이 보유하다 보니 전세 물건도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현지 중개업소들은 동탄2신도시 내 전용 84㎡ 아파트 전셋값이 2억원에도 못 미치는 등 이미 바닥 수준이라 더 이상 떨어지기 어렵다며 지금이 최적의 입주 시점이라고 입을 모았다. 그러나 추가 하락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시각도 있다. 동탄2신도시에 신규 입주 물량이 쏟아지면서 이미 병점동 등 주변 구축 아파트들까지 전셋값 하락 현상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감정원 경기수원지사 관계자는 “동탄2신도시는 이달 입주 물량 외에도 금강펜테리움센트럴파크4차와 신안인스빌 리베라3·4차 등 올해 상반기 입주 예정 물량이 적지 않아 전세시장이 더 얼어붙을 것 같다”며 “동탄신도시발(發) 전세값 하락세가 병점동 등 인근 지역으로까지 번지는 가격 하락 도미노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입주 폭탄에 매매시장도 하락 ‘악순환’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매매가격도 하방 압력을 거세게 받고 있다. 한국감정원의 1월 아파트 가격동향 조사 결과 화성시와 평택시 아파트 매맷값은 각각 0.18%, 0.43% 떨어졌다. 분양가보다 수천만원 낮은 가격의 분양권 매물도 널려 있다. 동탄2신도시 B아파트 전용 101㎡형은 분양가보다 4000만원 내린 분양권 매물이 등장했고, 평택 용이동 E아파트 전용 84㎡형도 분양가 대비 3000만원 저렴하게 살 수 있다.
감정원 관계자는 “동탄·평택·용인지역이라도 역세권 여부와 개발 호재 등에 따라 시장 분위기가 천차만별”이라며 “동탄역에서 멀고 생활인프라도 부족한 남동탄, 고덕국제신도시에 밀린 평택 소사벌·용이지구, 신분당선 노선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용인시 외곽지역 등 수요가 받쳐주지 못하는 곳에서는 전세시장 침체가 한동안 이어질 것 같다 ”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