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강남 재건축 이주 수급조절 정말 문제없나

  • 등록 2016-01-08 오전 6:00:00

    수정 2016-01-08 오전 6:00:00

[이데일리 박태진 기자] 서울시가 작년 9월 재건축사업 속도 조절을 통해 강남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전세난을 완화하겠다고 발표했다. 재건축에 들어가는 단지의 관리처분계획 인가 시기를 조정해 전세로 몰리는 수요를 분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 대책의 핵심은 강동구 고덕주공3단지와 강남구 개포시영아파트의 관리처분계획 인가 시기를 당초 계획보다 각각 2, 4개월 후로 늦춰 잡는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장 가구수 멸실로 주변 전셋값이 뛰는 것을 막을 수 있는 적극적 조치라고 자신했다. 겉으로 보기엔 수요를 분산해 전세난이 일어나지 않을 것처럼 여겨졌다.

각 구청과 부동산정보업체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강남4구에서 7094가구가 이주를 완료해야 한다. 하지만 같은 기간 입주 예정 물량은 3분의 1수준인 2500여 가구에 그친다. 시의 수급 조절 전망치도 올해 상반기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 서울 전체 기준 올해 상반기 멸실 가구수는 1만 1399가구, 반면 공급 물량은 8626가구다. 그러나 시는 하반기 들면 공급 규모(2만 5601가구)가 멸실량(1만 171가구)보다 많아 걱정 없다는 입장이다.

그런데 정작 이주 시기가 닥치자 우려했던 전세난은 현실이 됐다. 고덕주공3단지와 강남구 개포시영아파트 주민들 중 이사할 집을 구하지 못한 사람들은 엄동설한에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현재 95% 정도 이주를 완료한 개포주공3단지 주민 일부는 어쩔 수 없이 최근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인근 개포시영아파트로 이사했다. 주변 아파트보다 전셋값이 저렴해서다. 이들은 올해 안에 또다시 다른 집을 알아봐야 하는 처지에 놓인 것이다.

마땅한 전셋집을 구하지 못한 세입자가 인근 지역으로 눈길을 돌리면서 그 지역의 전셋값이 뛰는 구조가 최근 몇 년째 이어지고 있다. 고덕주공3단지와 가까운 하남시의 아파트 전셋값은 작년 초부터 치솟기 시작했다는 게 현지 공인중개사들의 전언이다.

결국 서울시의 정책은 탁상행정에 그쳤다. 재건축 때문에 다른 곳으로 이사해야 하는 주민들이 오죽하면 이주를 불과 몇개월 앞둔 옆 단지로 옮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서울시 공무원들은 알기나 하는 건지 의심스럽다. 시는 전세난을 잠재울 실질적 대책을 세우려는 노력을 제대로 해봤는지 묻고 싶을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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