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해킹’ 저자들은 수능을 정육면체 형태의 장난감인 루빅스큐브(퍼즐 큐브)에 빗대며 이같이 말한다. 사교육 업계가 색상을 뒤섞은 퍼즐을 원상복구하는 방식을 파헤치듯 수능 문제 패턴을 분석한 뒤 수험생들에게 그 패턴을 숙달시키게 하는 작업을 이어왔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평가원과 사교육 업계가 주고받는 상호작용 속 수능이 과거보다 훨씬 더 기괴하게 변질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평가원의 출제 경향은 ‘난이도 조절 실패’라는 비난을 피하고자 고착화하고 있고, 사교육 업계는 그 틈을 파고들어 ‘퍼즐식 풀이’ 기술을 양산하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들은 수능이 반교육적인 시험으로 전락했다고도 비판한다. 사교육의 힘을 빌려 수능에서 고득점을 맞고 인기 대학에 간 뒤 교수에게 해답지를 요구하는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설명하면서다. 갈수록 심화하는 지역별 교육 격차와 수능이 부의 대물림과 계급 재생산 통로로 쓰이는 현실 또한 꼬집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