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온 인도 증시가 최근 주춤하고 있다. 총선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인도 증시의 상승세를 뒷받침해온 ‘모디노믹스’의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단 우려가 나오면서다. 다만 중장기적으로는 성장을 지속하리라는 평가다.
13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인도 증시의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의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국내 상장 인도 관련 ETF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큰 ‘KODEX 인도Nifty50’의 최근 한 달 수익률은 -3.88%를 기록했다. 해당 ETF와 같이 니프티50지수를 추종하는 ‘TIGER 인도니프티50’와 ‘KOSEF 인도 Nifty50(합성)’ 역시 각각 -3.47%, -2.82%의 수익률을 냈다. 니프티50지수 수익률을 2배로 추종하는 레버지리 상품인 ‘KODEX 인도Nifty50레버리지(합성)’, TIGER 인도니프티50레버리지(합성)의 수익률은 각각 -7.72%, -8.06%까지 떨어졌다.
6주에 걸쳐 진행하는 인도 총선이 지난달 시작한 후 투표율이 하락하자, 모디노믹스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증시 변동성을 키운 탓으로 풀이된다.
|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
|
유권자 약 10억명이 참여하는 인도 총선은 전국 각 지역을 돌며 7차례에 걸쳐 투표가 진행되는데 올해 이례적으로 폭염이 빠르게 찾아오며 투표율이 떨어졌다.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3연임은 유력하지만, 투표율 하락으로 집권당이 애초 기대보다 적은 의석수를 가져가면 ‘모디 3기’의 정책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단 우려가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메이크 인디아’를 내세운 모디 총리는 지난 2014년 집권 이후 인도 경제의 고속 성장을 이끌며 증시 활황을 뒷받침해왔다. 의원내각제를 채택하고 있는 인도는 총선에서 하원의원 의석수를 가장 많이 확보한 정당의 지도자가 정권을 잡는다.
다만 총선 개표를 앞두고 변동성이 확대하는 흐름은 과거 총선에서도 반복됐던 것으로, 펀더멘털을 고려할 때 인도 증시의 중장기 성장성은 여전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나증권에 따르면 지난 2004년부터 2019년까지 네 차례 인도 총선 전후의 니프티50 평균 수익률을 보면, 개표일 한 달 전 -0.3%로 하락했다 일주일 전 6.1%로 재차 상승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 투자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니프티50지수 추종 일변도였던 ETF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지난 8일 인도의 최대 기업집단인 타타그룹의 주요 계열사에 투자하는 ‘KODEX 인도타타그룹’을 상장한 데 이어, 미래에셋자산운용은 14일 ‘TIGER 인도빌리언컨슈머’를 상장한다. 해당 ETF는 인도 증시에 상장된 소비 섹터 종목 가운데 상위 20개 종목에 투자한다.
김근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6월 초 총선 종료 이후 변동성은 점차 축소될 것”이라며 “인도의 견고한 펀더멘털과 높은 상장 기업 수익성이 뒷받침하는 자체적인 투자 매력이 불확실성을 상쇄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 인도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지지자들이 4일(현지시간) 타밀나두주 주도인 첸나이에서 열린 대중집회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의 연설을 듣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