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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이노베이션은 지난 23일 장 마감 후 1조18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고 공시했다. 발행 신주는 보통주 819만주로 증자 전 총 주식 수(보통주 9246만5564)의 8.86%에 해당한다. 예정 발행가는 이날 종가보다 16.% 할인된 14만3800원이다. 증자방식은 주주배정 후 실권주 일반공모 방식으로 이뤄진다. 오는 9월 최종 발행가액을 확정한 뒤 10월4일 상장될 예정이다.
유상증자로 조달한 자금 중 4185억원은 배터리와 신규 그린사업 연구개발(R&D)센터 자금으로 이용하고, 4092억원은 타법인증권 취득자금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나머지 3500억원은 채무상환 자금으로 쓰인다.
다만 유상증자가 주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더라도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지난해 연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이 약 9조5000억원 규모로 현금성 자산이 부족한 상황이 아닐 뿐더러, 신규 발행 주식 수 비율이 기존 발행 주식 수의 8.9%로 비교적 높지 않아서다.
정경희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정 발행가격의 할인율은 단기 주가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지만 시설 자금과 타법인 취득 자금의 상세 내용에 따라 장기적으로 긍정적 요인일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영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오는 2025~2026년 SK온 상장 이후 SK이노베이션은 재차 정유, 화학 등 고탄소배출 기업으로 인식되며 기업가치 산정에서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자체 사업이 ‘구경제’에서 ‘신경제’로 변화가 나타난다면 중장기적으로 기업가치 확장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SK온 물적분할 이후 SK이노베이션의 자체 사업 육성에 대한 필요성이 커졌다”면서 “자본시장에서 예상하지 못한 증자였던 만큼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를 약화시킬 수 있지만 증자에 따른 신규사업 확대 기대감이 있어 투자 심리 약세가 장기화되거나 파급 효과가 크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