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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2~28일) 들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는 1조 7172억원을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초 대규모 순매수로 국내 증시를 떠받쳤던 외국인 투자자들이 3개월 만에 순매도로 전환한 것이다.
앞서 지난 12월 한 달 간 1조 6926억원을 순매도했던 외국인 투자자는 올 들어 1월 6조 5495억원 규모를 순매수했다. 이어 지난달 순매수 규모를 1조 597억원 규모로 줄인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매도 우위에 섰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금리에 대해 매파적 분위기를 보이면서, 외국인은 순매도로 돌아섰고 SVB 은행 파산,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로 은행 시스템 위험이 불거지면서 순매도가 이어졌다”고 밝혔다.
종목별로 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에코프로(086520)를 6196억원 규모로 가장 많이 순매도했다. 에코프로 주가가 올 들어서만 4배 넘게 폭등하는 등 과열 수준에 접어들자 외국인 투자자들은 팔자세로 돌아섰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에코프로비엠(247540) 역시 3030억원 규모 순매도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금융주도 팔아치웠다. KB금융(105560)(-2563억원), 신한지주(055550)(-2134억원), 하나금융지주(086790)(-879억원) 등도 각각 순매도 5위, 6위, 12위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이웅찬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SVB 사태 이후로 글로벌 경기 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증가되며 외인자금 본격 유입에는 시간이 필요할 듯하다”고 봤다.
한편에선 곧 외국인 자금 유입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강현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연준의 금리인상 정점론에도 불구하고, 유럽중앙은행(ECB)은 조금 더 긴축적인 방향으로 통화정책을 유지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외환시장에서 유로화의 선호도는 올라가는 반면 달러화 보유 의지는 약해질 수 있다. 일반적으로 달러 약세 환경에서 신흥국 및 신흥국형 주식시장이 관심을 받았다”고 밝혔다.
특히 중국의 내수 부양책이 실행 단계에 들어서면서 국내 주식시장의 매력도가 부각되는 점도 유리하단 평가다. 강 연구원은 “달러 약세 등으로 자금 이동이 이뤄질 때 중국의 내수 부양책에 간접 수혜가 예상되는 한국 주식시장이 후보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다만 내달에도 증시는 하단과 상단이 모두 막힌 박스권 장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미국의 추가적인 뱅크런 불확실성, 예금보장 확대를 둘러싼 정치 노이즈 등이 증시 상단을 제한할 전망”이라며 “현금의 중요성이 높아졌다는 점을 감안해 잉여 현금 흐름(FCF)이 우수한 정보기술(IT), 철강, 기계 등의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에 나서는 것을 추천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