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엠(041510)을 비롯한 엔터테인먼트 업계에서 20여 년을 보내고 최근 창업한 주상식 비트블루 대표를 만난 뒤 느낀 점이다. 투자를 유치한 후 흥분감 혹은 만족감을 감추지 못하는 일부 창업자들과 달리 그에게서는 비장함이 느껴졌다. 주 대표의 눈빛에는 ‘엔터테인먼트 산업에서 쌓은 경험을 토대로 사람의 본질에 집중한 혁신 서비스를 만들겠다’는 의지가 가득했다.
비트블루는 대체불가능토큰(NFT·디지털 자산의 소유주를 증명하는 가상의 토큰) 기반 웹3(Web 3.0·서비스 참여자들이 수익을 공유하는 새로운 형태의 웹 동작 모델로, 데이터와 개인정보 등을 개인이 소유하고 보호하는 탈중앙화 웹) 스타트업이다. 개인의 가치를 증명해 NFT로 표현하는 프로필 서비스 ‘노우유어셀프(Know-Yourself)’와 기업 및 개인 고객을 위한 NFT 종합 제작·지원 서비스 ‘엔에프테인먼트’를 준비하고 있다. 벤처투자 업계에 찬바람이 여전한 가운데 회사는 설립 3개월 만에 매쉬업엔젤스를 비롯한 다양한 투자처로부터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 시드 라운드가 끝난 지 얼마 되지 않은 현 시점에도 국내외 투자사들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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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 업계에서만 20년을 보낸 주 대표가 돌연 ‘사람간의 연결’에 주목하며 창업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주 대표는 “SM엔터테인먼트에서 CTO로 활동하며 미래 기술에 대응하는 방법을 고민해왔고, 그 과정에서 연예인의 가치 및 팬덤 활동이 연예계 안에 국한돼 있다는 것에 아쉬움을 느꼈다”며 “짧은 계약 기간으로 아티스트들이 다른 소속사로 이전할 경우 그간 축적해온 지식재산권(IP)과 데이터, 브랜드를 개인이 온전히 활용하기 어려웠고, 팬덤 역시 아티스트의 이전으로 커뮤니티를 옮겨다녀야 하는 상황이 종종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엔터테인먼트 산업에 전환점이 필요하다고 본 그가 창업을 결심, 개개인의 특성을 담을 수 있는 허브 서비스를 구상하게 된 배경이다. 최근에는 셀럽의 범주가 기존 연예인에서 유튜버, 스포츠스타, 인플루언서 등으로 확장된 만큼, 이들을 중심으로 서비스를 운영하다가 나중에는 일반 개인에게도 오픈할 예정이다. ‘우리 모두는 누군가의 팬이다’라는 서비스 슬로건에 걸맞게 비단 연예인뿐 아니라 세상 사람 모두가 대상이 될 것이란게 주 대표 설명이다. 그는 서비스가 확장되면 개인 신용평가 모델로도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있다. 노우유어셀프의 클로즈 베타 서비스는 이르면 올해 3분기 내 출시된다.
3개월 만에 투자 유치…“본질에 집중하니 되더라”
그는 인터뷰 내내 본질에 집중하는 것에 대한 중요성을 피력했다. 주 대표는 “혁신기술이 나오면 사람들은 이 기술이 왜 필요한지를 생각하기보다는 이걸로 무엇을 만들어볼지를 먼저 생각한다”며 “기술은 시너지 및 혁신을 가져오는 힘으로, 문화화되기 위해서는 문화의 중심인 ‘사람’에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NFT 기술을 통해 개개인이 스스로의 삶에 더 집중하고, 이런 이들을 연결하는 등 긍정적인 시너지를 만드는 것이 웹3의 본질적인 가치라는 것이 주 대표의 설명이다.
비트블루의 최종 목표를 묻자 주 대표는 “디즈니 제국을 완성한 밥 아이거 CEO는 기술에 대해 ‘창의력의 한계를 극복하며, 엔터와 이종산업간 융합을 통해 시너지 및 혁신을 가져오는 힘’이라고 정의했다”며 “비트블루는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모든 대중이 활용할 수 있는 가치있는 서비스를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