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서울 3대 중심업무지구인 광화문과 여의도, 강남 접근이 용이한 지하철 노선 역세권 단지는 ‘집값 불패’ 물건으로 주목받고 있다. 반면 비역세권 단지는 가격 상승폭도 작고 거래도 뜸한 편이다. 전문가들은 향후 역세권 단지와 비역세권 단지간 가격 차별화가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서울지역 역세권에 들어선 주요 입주 아파트 단지들은 8·2 부동산 대책에도 아랑곳않고 가격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올 들어 최소 1억원, 최대 5억원 가량 가격이 뛰었다.
강남권에서는 지하철 9호선 신반포역 역세권 단지이자 재건축으로 새로 태어난 아크로 리버파크(신반포1차 재건축 아파트)가 올 한해만 5억원 이상 올랐다. 지난 1월 16억9000만원에 매매됐던 이 아파트 전용면적 84㎡형은 부동산 규제가 강화된 직후인 9월 22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전용 59㎡와 112㎡도 비슷한 기간 각각 3억원씩 거래가가 상승했다. 웃돈만으로도 구별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이 낮은 도봉구(3억4000만원)나 노원구(3억5760만원) 아파트 한 채를 살 수 있다는 얘기다.
여의도역까지 20분 내 도착이 가능한 지하철 5호선 우장산역과 붙어 있는 강서 힐스테이트도 올 들어 1억원 이상 올랐다. 전용 84㎡가 1월 6억9000만원에서 8월 8억1000만원으로 뛰었고 같은 기간 152㎡는 9억6000만원에서 1억6000만원 올라 11억원을 돌파했다. 3개월이 지난 현재 이 아파트 시세는 84㎡가 8억원 안팎, 152㎡는 10억5000만원을 형성하고 있다.
5호선 오목교역과 붙어있는 목동센트럴푸르지오도 84㎡가 올 들어 1억원 올랐지만 9호선 신목동역과 5호선 목동역까지 버스로 이동해야하는 목동e편한세상은 같은 기간 상승폭이 2500만원(135㎡)에 그쳤다.
분양권 거래에서도 역세권 아파트 단지의 저력이 빛을 발했다. 지하철 9호선 흑석역과 맞닿은 아크로리버하임(내년 11월 입주 예정) 전용 84㎡는 올 들어 3억원 이상 뛰었고 59㎡와 72㎡도 약 2억원씩 올랐다. 이에 비해 흑석역에서 도보로 15분 거리에 있는 흑석한강센트레빌2차는 같은 기간 상승폭이 절반에도 못미쳤다. 흑석뉴타운 개발이 속도를 내면서 덩달아 집값이 오르긴 했지만 비역세권이라는 점이 발목을 잡았다. 전용 146㎡는 8·2 대책 전후로 3000만원이 떨어진 가격에 거래되기도 했다.
직주근접 장점… 집값 상승 이끄는 견인차
주요 역세권 중에도 서울 3대 중심업무지구인 강남·광화문·여의도로의 접근이 용이한 2·5·9호선 지하철역 노선과 맞닿은 아파트 단지들의 가격 상승폭이 상대적으로 컸다는 게 눈에 띈다. 단순히 지하철역과의 거리보다 직장과의 심리적 거리가 가까운 주거지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많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역세권 단지는 실입주나 임대수요 면에서 모두 장점이 많다”며 “부동산 규제 속에서 자산을 집중시킬 ‘똘똘한 집’으로서 역세권 아파트만한 투자처를 찾기 어렵다”고 말했다.
분양을 앞둔 역세권 단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현대건설(000720)은 이달 지하철 7호선 신풍역과 인접한 영등포구 신길동 240-16번지 일대에 짓는 ‘힐스테이트 클래시안’ 아파트를 분양한다.
다음달에는 대림산업(000210)이 송파구 거여마천뉴타운 거여 2-2구역에서 ‘e편한세상 송파 파크센트럴’(5호선 마천역 도보 8분)을, 현대건설과 GS건설(006360)이 강남구 일원동에서 ‘디에이치자이’(분당선 대모산입구역 도보 8분)를 분양한다. 효성(004800)의 ‘홍제3구역 효성해링턴 플레이스’(3호선 홍제역 도보 7분)와 롯데건설의 ‘상도역세권 롯데캐슬’(7호선 상도역 도보 7분)은 내년 초 분양을 앞두고 있다.
조은상 리얼투데이 리서치팀장은 “역세권 아파트는 수요가 풍부해 불황에도 강한 뒷심을 발휘하는 부동산 상품”이라며 “최근 들어 새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어 같은 역세권 단지라고 해도 오래된 아파트와 신규 아파트 간 가격 격차는 더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