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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한국은행이 매달 발표하는 소비자심리지수를 살펴보면 작년 11월 95.7에서 12월 94.1, 올해 1월 93.3으로 3개월 연속 하락했다. 이후 2월 94.4로 소폭 상승했으나 여전히 기준 값인 100을 밑돌았다.
이 같은 불황을 극복하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식음료 업계가 주목하고 나선 것은 제품의 크기 조절이다.
업계는 1인 가구 증가 등 소규모 가구가 늘고 있는 현실을 반영해 소용량 제품을 출시하는가 하면, 반대로 많은 양의 제품을 한꺼번에 사 가격이 저렴한 대용량 제품 사이에서 출시를 고민하고 있다.
제품 크기에서조차 양극화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는 셈이다.
기존제품 크기 줄여 출시···“남아서 버릴 일 없어요”
크기나 용량을 줄인 제품들의 장점은 우선 보관이 쉽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으며 남길 일이 거의 없다는 사실이다. 이로 인해 불필요한 낭비를 막고자 하는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오리온(001800)도 ‘초코파이情’, ‘초코파이情 바나나’, ‘후레쉬베리’, ‘카스타드’ 등 인기제품 4종의 2개들이 소포장 제품을 출시했다. 대용량 패키지 제품이 여럿이 함께 나눠먹기 좋았다면 이 제품은 혼자 사는 사람들이 부담 없이 구매해 즐길 수 있도록 선택의 폭을 넓혔다. 1인 가구와 2030 직장인, 학생들을 타깃으로 편의점 전용으로 판매되고 있다.
청과브랜드 돌(Dole)코리아가 선보인 ‘미니트리플바’도 크기를 작게 만들어 성공한 사례다. ‘미니트리플바’는 아몬드, 땅콩, 호박씨 등 3가지 견과와 3가지 씨앗, 그리고 건과일을 하나로 합친 바(Bar) 타입의 제품이다.
기존에 출시된 ‘트리플바’의 3분의 1 크기로 작게 만들어 한입에 쏙 넣을 수 있게 했다. 블루베리, 크랜베리, 스트로베리 총 3종의 제품을 한 팩에 담은 버라이어티팩 패키지로 판매한다.
플라스틱 병에 담아 파는 쌀도 등장했다. 롯데슈퍼에서 판매하는 ‘보틀라이스’는 최소 370g에서 최대 900g의 용량으로, 기존 두꺼운 종이팩에 담아 파는 10~20kg 하는 쌀, 잡곡 등과 비교하면 휴대가 간편하고 공간을 덜 차지해 보관하기에도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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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뜰한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기존 제품의 용량을 대폭 늘린 제품들도 인기를 끌고 있다. 남기지 않고 제대로 먹을 수만 있다면 가격은 대용량이 저렴하다.
칸타타 390㎖ 캔은 톨 사이즈(355㎖)보다 넉넉한 용량을 담아 언제 어디서나 여유 있게 커피를 즐길 수 있도록 한 제품이다. 이 제품은 지난해 약 520만개가 판매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서울우유의 ‘750㎖ 오렌지 요구르트’는 기존 요구르트에 오렌지 과즙을 첨가한 과즙 혼합 액상요구르트다.
60㎖짜리 일반 소형 요구르트와 비교하면 용량이 12배나 많다. 반대로 가격은 저렴해 출시 후 3개월 만에 70만 개가 넘게 팔렸다.
국내 대표 식이섬유 음료 ‘미에로화이바’도 패밀리형 1.5ℓ 대용량 제품이 있다. 미에로화이바 패밀리에는 과다한 영양섭취를 막고 음식물이 장에 머무르는 시간을 줄여주는 역할을 하는 식이섬유 12g이 함유돼 있다.
그런가 하면 팔도는 지난해 한정판으로 출시한 ‘팔도비빔면 1.2’를 최근 다시 선보여 관심을 끌었다. 이 제품은 지난해 첫 선을 보일 때 같은 가격에 기존 제품 대비 중량을 20% 늘려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3월 1차 판매에서 준비된 1000만개가 50일 만에 팔렸고 소비자들의 재출시 요구에 1000만개를 추가 생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