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사태를 기억하는가. 이때 많은 사람들이 금전적인 손해를 입었는데 피해자들 평균 나이는 62세, 피해 규모는 총 26조였다. 대부분 금융에 대한 지식이 부족한 상태에서 1% 이자를 더 받기 위해 평생 모은 재산이나 노후 자금을 맡겼다가 피해를 본 것이다. 젊어서부터 노후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한 건 잘못이지만 포괄적으로 본다면 금융문맹이 이런 결과를 낳게 한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렇게 피해가 계속해서 발생함에도 불구하고 금융문맹이 줄어들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째, 금융상품이 복잡해지고 있다. 다들 바쁘게 살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짧은 시간 충분한 정보를 얻고 금융상품 거래를 하는 것은 사실 상당히 어렵다. 예전에는 금리, 주식, 채권, 부동산 등을 따로따로 거래하는 식의 단순한 금융상품이 주를 이뤘다. 하지만 지금은 전통적인 투자 자산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결합해 매우 복잡한 구조의 금융상품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다. 이런 상품에 대해 스스로 공부해서 아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셋째, 금융회사에서 소비자 교육을 소홀히 한다. 영업 비밀이라며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기도 하고 고객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어려운 단어와 공식 등을 남발하기도 한다. 또한 은행이나 증권, 보험사에서는 자산가들을 위해 VIP 전담 창구를 따로 운영한다. 그렇지만 그 외의 대다수 금융소비자들은 충분한 정보를 얻지 못하고 있다. 그로 인해 많은 사람들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금융과 점점 멀어지는 것이다.
수많은 궁금증과 위험 요소, 알아야 하는 것들을 모른 채 시간은 흘러가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다양한 돈과 관련된 문제들도 마찬가지이다. 못 본 척 넘어갈 수는 있지만 문제를 피해가거나 도망칠 수는 없다. 차라리 그 시간에 적극적으로 내가 해결해야 할 문제에 대해 준비하고 대처하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금융문맹은 여러 사회적 요인으로 인해 문제가 된 현대사회의 피할 수 없는 현상이며 소비자와 금융회사의 노력, 각종 교육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다. 그리고 이를 위해 객관적이고 내게 꼭 필요한 금융지식과 정보를 제공해 줄 수 있는 전문가를 통해 꾸준히 관리를 받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