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범의 아들로 산다는 것…김신 회고록 펴내

'조국의 하늘을 날다' 출간
1922년부터 1994년까지
현대사 그 자체였던 굴곡진 삶 기록
  • 등록 2013-11-21 오전 7:08:00

    수정 2013-11-21 오전 7:08:00

공군장교 시절의 김신(사진=돌베개)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백범 김구의 가족이라는 사실은 자랑의 원천이었지만 늘 나와 가족의 어깨 위에 드리워진 버거운 숙명이기도 했다.” 왜 아니었겠는가. 한치의 어긋남 없이 살아야 한다는 지침이 곧 사는 일 전부를 감시받아야 한다는 굴레로 꽂혔을 테니.

백범의 둘째 아들인 김신(91) 전 공군참모총장이 절절한 애통을 실어 ‘조국의 하늘을 날다’(돌베개)를 냈다. 배경은 중국 상하이서 태어난 1922년부터 ‘백범일지’ 중국어판의 출판기념회가 열린 1994년까지. 회고록은 그의 삶 자체가 그대로 현대사였던 흐름을 주마등처럼 흘린다.

백범 서거 후 겪어야 했던 고난, 중국 공군군관학교 생도로 인도·미국에서 받던 비행훈련, 공군참모총장 시절 터진 5·16쿠데타, 대만 대사로 박정희 대통령과 장제스 총통의 비밀메시지를 전하던 역할까지. 여기에 1960년대 북한의 핵개발정보를 입수한 일, 한·중수교를 위해 비선라인이 돼야 했던 일화가 더해졌다.

그에겐 아직 못 이룬 꿈이 있다. 조국의 하늘을 나는 것. “역경 속에 익힌 비행기술을 동족과 싸우는 데 써야 했던 비극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는 일갈에 붙였다. 죽음에 늘 가까웠지만 아버지에 대한 자부심이 버티게 했다는 고백으로 균형을 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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