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의 서울시청 내 시민청의 휴식공간에 앉아 있던 김모(76)씨는 “요즘처럼 더운 날엔 동네 친구와 이곳을 일주일에 4~5번 찾는다”며 “볼거리도 많고 시원한 바람도 나오니까 더위 식히기에 제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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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오전 10시께 어린이 8명과 이곳을 찾은 유치원 교사 이모(31)씨는 “폭염 속 야외 활동을 대체할만한 다양한 시설이 있고, 아이들 또한 더위에 지치지 않을 공간으로 이곳을 찾았다”며 “아이들도 더워하지 않고 반응도 좋아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시민청 안 의자에서 땀을 식히던 장모(64)씨는 “날이 더울 땐 부채 하나 들고 시민청에 찾아오면 여기가 지상낙원”이라며 “집에서 에어컨을 틀면 전기료에 아내 눈치가 보여서 이곳으로 나오는 게 마음 편하다”고 멋쩍은 웃음을 보였다. 취업준비생인 강모(27)씨는 “혼자 있는 방에서 마냥 에어컨을 틀기엔 돈이 아까워 이곳을 자주 찾는다”며 “노트북을 켜고 작업할 수 있는 공간도 있어서 가난한 취준생 입장에선 최고의 공간”이라고 말했다.
관공서의 휴식 공간뿐만 아니라 24시 스터디 카페, 만화방 등도 여름철 피서지로 꼽힌다.
주말 동안 자식들과 만화방을 찾는 부모들도 있다. 서울 강서구에 거주하는 오모(42)씨는 “남편과 9살 아들과 주말이면 만화방을 찾는다”며 “요즘은 만화방에서 끼니도 해결할 수 있고 읽다가 잠을 잘 수 있는 공간도 있어 편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폭염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자체 등에서 운영 중인 ‘무더위쉼터’ 등에 대한 접근성 등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최영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아직도 현장에선 무더위쉼터 등을 모르는 노인들이 많이 있는 만큼, 이들이 무더위쉼터로 이동해 피서할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