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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동현 세명대 총장은 26일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지방대 위기 상황을 타개할 방안으로 등록금 책임환불제를 도입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학생이 교육에 만족하지 못해 자퇴를 결정하면 해당 학기 등록금을 전액 돌려주는 제도다. 통상 대학들은 개강 이후 90일까지만 등록금 일부를 환불해주고 있다. 수업받은 일수와 관계없이 전액 환불제를 도입한 대학은 세명대가 처음이다. 권 총장은 “세명대의 교육 역량에 대한 자신감이 있기에 내린 결정”이라며 “대학 선택 기준이 교육의 질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세명대는 2024년부터 등록금 책임환불제를 시행한다. 세명대 학생들 중 교육에 만족하지 못해 자퇴하는 학생들은 당장 내년부터 해당 학기 등록금 전액을 돌려받을 수 있게 된다.
국내 사립대의 등록금 의존도는 50%를 넘는다. 사립대 입장에서 등록금 전액 환불은 그만큼 재정수입 감소를 가져올 수 있는 파격적 실험이다. 이번 등록금 책임환불제로 예상되는 최대 소요 예산은 약 10억원이다. 이는 지난해 신입생 자퇴생 비율(4.1%)을 역산해 나온 금액이다. 그럼에도 권 총장은 지방대로서 생존하기 위해 등록금 책임환불제 도입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국토 면적 10분의 1 수준의 수도권에 일자리·재원·인프라가 쏠려있다”며 “대학마저 교육의 질이 아닌 서울과의 거리로 평가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권 총장은 한국외대 독일어과를 졸업한 뒤 성균관대에서 경영학석사·철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2006년부터 세명대 기획실장으로 재직하면서 부총장·총장직무대행을 역임하고 지난해 3월 세명대 제11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학령인구 감소로 존폐 위기에 놓인 지방대 혁신을 세명대가 선도하고 싶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권 총장은 “등록금 책임환불제가 아니더라도 이러한 혁신이 다른 지역대학에서도 일어났으면 좋겠다”며 “세명대가 앞장서 등록금 책임환불제를 안착시키고 대학 교육의 혁신을 이루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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