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용산구청 집무실에서 만난 성장현 용산구청장은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쏟아냈다.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용산구청만 최초 4선을 할 정도로 노련한 원로 구청장으로 불리는 그이지만 현 부동산 문제, 특히 임대주택에 대해서는 작심한 듯 조목조목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경제성장률이 오르고, 집값이나 임대료가 계속 뛰는 상황에서 세입자들이 임대주택에 거주하는 동안 전세금이라도 마련치 못하면, 결국 일정 기간 이후에는 거리로 나와 갈 곳이 없게 됩니다. 과연 이것이 누구를 도와주는 정책입니까? 임대주택이라도 리스 개념으로 일정한 금액을 거주기간 동안 갚게 한 뒤, 정부가 나머지 잔금을 면제·지원하거나 대출을 지원해 집을 살 수 있게끔 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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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공원 조성, 속도 보다 방향…드래곤힐 호텔 나가야”
서울에서도 용산은 초대형 개발사업이 밀집한 최고의 노른자 땅으로 손꼽힌다. 총 사업비가 31조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 부동산개발 사업으로 불렸지만 결국 수포로 돌아간 용산국제업무지구, 미군으로부터 반환받아 국내 최대 공원으로 조성하는 용산 공원(총 면적 234㎡), 용산 역세권 개발, 서울역~용산역 철도 지하화사업, 초대형 복합단지로 변신할 원효로 옛 현대자동차 서비스센터 부지, 국내 최대 재개발 사업 중 하나로 꼽히는 한남동 재개발 등 굵직한 사업이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편이다. 가히 용산의 지도를 바꿀 매머드급 사업이 진행 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가 서울 등 수도권 주택공급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용산의 주요 사업지에 공공주택 건설을 추진 중이다. 앞서 용산 철도정비창 부지 1만 가구, 삼각지역 인근 캠프킴 부지에 3100세대를 건설하겠다는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임오군란 이후 138년만에 반환하는 용산 미군기지도 국내 최대 국가공원으로 지어지는 만큼 관심거리다. 다만 일부 부지는 여전히 미군이 잔류해 온전히 돌려받지 못한데다 해당 부지 내 환경오염 정화 작업을 감안하면 조성에 수십년이 걸릴 수 있다는 예상도 나온다.
성 구청장은 “용산공원은 오랜 시간을 기다려 온 만큼 속도가 아니라 제대로 된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국민을 위한 공원, 후대에 부끄럽지 않을 공원을 만들려면 드래곤힐호텔 등 미군 시설이 다른 곳으로 반드시 이전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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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지역 내 핫플레이스로 꼽히지만 높은 임대료, 코로나19로 인해 큰 부침을 겪고 있는 이태원 살리기에도 적극 나선다. 지난해 5월 국내 코로나19 대유행을 야기했던 이태원 클럽발(發) 집단감염이 발생한 이후 해당 지역은 방문자가 뚝 끊기고, 영업제한 조치 등으로 빈 상가가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최근 유령도시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성 구청장은 이어 “일정한 심사를 통해 능력 있고 재능있는 상인들을 이태원에 신규 유치하고, 저리 대출 등 행정·재정적 지원 방안을 마련해 조만간 발표할 것”이라고 귀뜸했다.
올해 말에는 옛 철도병원을 리모델링하는 용산근현대사박물관이 문을 연다. 구는 현재 이 박물관에 들어갈 3500여개 소장품을 보관 중이다. 국립중앙박물관과 전쟁기념관을 비롯해 20여개의 크고 작은 박물관이 몰린 용산구를 역사문화 르네상스 특구로 지정하는 것이 성 구청장의 미래 청사진이다. 그는 “중앙정부가 역사문화특구로 지정하면 과거 강원도 정선 지역 이후 전국에서 최초 사례”라며 “문화유산을 널리 홍보하고 전세계 관광객이 찾아올 수 있는 관광코스를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용산구 최초 4선 구청장을 지낸 그는 그동안 많은 업적을 이뤄냈다. 100억 규모 용산 꿈나무장학기금을 조성하고 옛 용산구청 부지에 용산꿈나무종합타운을 개관했다. 또 유니스코 글로벌 학습도시 선정, 용산복지재단 출범, 전국 최초 어르신의 날 조례 제정, 청년정책자문단 발족(110억 일자리기금 조성), 장애인 커뮤니티센터 준공, 이봉창 의사 역사울림관 개관 등 교육·복지·역사사업 등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성 구청장은 “남은 임기동안 신규 사업보다는 현재 추진 중인 각종 사업을 잘 마무리하는데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용산발전을 가장 크게 견인했던 구청장으로 역사에 기록되도록 남은 기간 혼신을 노력을 다해 주어진 사명을 완수하겠다”고 말했다.
성장현 용산구청장은...△전국웅변인협회 총본부 사무총장(1988~1991년) △민주평통 자문위원(1991~1998년) △1·2대 용산구의원(1991~1998년) △민선2기 용산구청장(1998~2000년) △전국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대표회장(2018~2019년) △민선 5·6·7기 용산구청장(2010년~2021년 현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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