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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순실 사태는 백화점 겨울 세일과 연말 특수까지 블랙홀처럼 빨아들였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11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5.8로 전달보다 6.1포인트나 급락했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체감경기를 보여주는 지표로, 11월 수치는 지난해 6월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사태 직후 보인 98.8보다 낮았다.
백화점들은 지난달 중순부터 올해 마지막 정기 세일에 나서 할인상품을 쏟아냈지만 반응은 신통치 않았다. 현대백화점은 이번 겨울세일 기간(11.17~12.3) 매출이 전년 같은 요일 대비 1.7% 줄었고, 롯데백화점도 0.7% 감소했다. 신세계백화점만 9.6% 신장했으나 올해 강남점 증축 개장, 스타필드 하남 등 신규 출점으로 덩치를 키운 점을 고려하면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이다.
홈쇼핑업계 역시 직접적인 영향권 아래 놓였다. 한 TV홈쇼핑 업체는 최근 4주간 토요일 매출이 적게는 8%에서 많게는 35%까지 급감했다. 많은 시민들이 주말마다 거리로 나선 영향도 있지만 사람들의 이목이 뉴스 등 시사·보도프로그램에 집중되며 시청률이 떨어진 영향이 크다.
꽁꽁 얼어붙은 소비심리는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5일 열린 대규모 할인행사 블랙프라이데이에서도 확인됐다. 미국 블랙프라이데이는 이날 하루 온라인 매출 33억달러(3조8857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지만 국내 해외직구 열기는 예전만 못했다. 국내 최대 해외배송 대행 서비스 몰테일의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배송대행건수는 전년대비 약 12.5% 감소한 3만5000건을 나타냈다.
실제로 백화점업계 연중 매출 비중이 가장 높은 날은 성탄절과 연말 특수로 선물 수요가 집중되는 12월이고, 두 번째로 높은 달이 대목 직전인 11월이다. 특히 겨울 상품은 고가의 패딩 등 단가가 높아 매출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하다.
백화점업계 관계자는 “연말을 앞두고 소비심리를 살리기 위해 일찍부터 크리스마스 단장을 마치고 겨울 외투 할인행사를 벌이는 등 분주히 움직였지만 분위기가 전혀 살지 않고 있다”면서 “유통업계는 4분기 장사로 1년 큰 그림을 그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11·12월 매출이 중요한데 걱정이다. 국정 혼란 상황이 이보다 더 장기화된다면 올해 유통업계는 물론이고 호텔·외식업계 등도 연말특수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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