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플랫폼서 은행,콘텐츠까지...카카오 변신의 끝은

  • 등록 2016-01-12 오전 5:00:02

    수정 2016-01-12 오전 5:58:23

[이데일리 김현아 김유성 기자] 카카오(035720)의 변신은 어디까지일까. 3800만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는 카카오톡 플랫폼이 병신년 새해에는 콘텐츠 유통 쪽에서 더 세질 전망이다.

카카오는 지난해 카카오페이(간편결제), 카카오택시(택시호출), 쇼핑하우(쇼핑) 같은 온오프라인통합(O2O) 모델에 집중했는데, 올들어 콘텐츠 사업에 집중하고있다.

지난해 9월 만 35세의 나이로 국내 최대의 모바일 서비스 회사 CEO가 된 임지훈 대표의 일성처럼, 모든 실물 경제를 모바일로 연결하자는 것이다. 임 대표는 취임 후 첫 기자간담회에서 “앞으로 ‘카카오택시’ 같은 O2O 서비스는 물론 콘텐츠와 검색, 게임, 광고, 금융 등을 모바일로 연결해 이용자가 원하면 언제든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같은 맥락에서 카카오는 11일 국내 1위 디지털 음원 서비스 ‘멜론’을 제공하는 로엔엔터테인먼트 지분 76.4%(스타인베스트홀딩스 61.4%, SK플래닛 15.0%)를 1조 8700억 원에 인수했다. 지난 12월에는 모바일 콘텐츠 플랫폼인 ‘카카오페이지’에 만화나 소설을 서비스하는 포도트리의 지분 49.7%를 확보했으며, 같은 달 게임 고수 남궁훈 엔진 대표를 영입해 최고 게임책임자(CGO) 부문을 신설하면서 음악·웹툰·게임까지 콘텐츠 라인업을 완성했다.

캐릭터·웹툰·게임에 이어 음악까지…쪼그라든 음악시장, 모바일 시대 열리나

카카오 관계자는 “로엔을 서비스하는 멜론을 인수하려는 것은 재무제표에 기타 항목으로 취급받는 모바일 콘텐츠 분야를 더 키우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로엔은 국내 디지털 음원서비스 시장에서 점유율 50%이상을 차지하는 1위 기업이다. 2위인 지니(kt뮤직), 엠넷닷컴(CJ E&M), 벅스(NHN엔터테인먼트)와 상당한 격차를 벌이고 있다. 하지만 국내 디지털 음원 서비스 시장 규모는 6000억 원, 오프라인 음원 유통 규모는 600억 원에 불과해 공연 등 기타 시장을 합쳐도 국내 음악시장 규모는 1조 원 안팎에 불과하다.

▲국내 디지털 음원 시장 현황(출처: 코리안클릭) ‘15년 7~9월(월평균), Total PC/Mobile (WEB+APP) 이용 기준 TTS : 해당 웹사이트와 어플리케이션을 이용한 이용자들로부터 발생된 총 체류시간
카카오가 너무 비싸게 로엔을 인수한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디지털음원 업체 CEO는 “로엔의 디지털 음원 서비스가 점유율 절반이 넘는 1위라고 해도 2조에 가까운 가격은 비싼 것”이라면서 “멜론의 국내 디지털 음원 점유율을 더이상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결국 콘텐츠로 가거나 아니면 글로벌이나 모바일을 강화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SM처럼 직접 기획사 일까지 하긴 어려운 만큼, 혁신기업 카카오가 모바일 쪽에서 새로운 서비스를 많이 시도하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디지털 음원 유통에서 PC기반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80%, 모바일이 차지하는 비중이 20% 정도인데, 카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는 강력한 모바일 서비스가 나온다면 모바일 음원 시장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기대감이다.

▲로엔엔터테인먼트 최근 매출 추이(출처: 전자공시시스템) 단위 억 원
하반기에는 인터넷 은행, 세탁업·도우미 파견업 진출도 추진

카카오는 하반기 인터넷 전문은행 서비스를 시작하고, 세탁업과 도우미 파견업에도 진출할 예정이다.

이리 되면 카톡을 기반으로 뱅크월렛카카오(전자지갑), 카카오페이 등과의 시너지는 물론 카카오택시에서도 직접 결제까지 가능해져 진정한 생활가치 플랫폼으로 재탄생할 전망이다. 세탁업과 도우미 파견업 역시 카톡 플랫폼을 기반으로 하기에 상당한 파급력을 가질 전망이다.

하지만 이같은 카톡 플랫폼 무한 확장 전략에 넘어야 할 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상당한 자금이 필요하고, 대·중소기업 상생 이슈가 불거질 수 있다.

임지훈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의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로엔의 음악 콘텐츠를 결합해 글로벌 진출을 위한 좋은 계기를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지만, 음원 업계는 멜론의 지배력과 카카오의 지배력이 상승작용을 일으켜 음악 분야에서 혁신적인 스타트업의 출현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고 걱정했다.

디지털 음원 업체 관계자는 “당장 벅스의 주가가 하락하는 등 인수 효과가 만만치 않다”면서 “음원 시장에서 멜론 독점화 현상이 더 강해져 비트 같은 광고기반 스트리밍 서비스들이 출현하는 것을 막는 시장 봉쇄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카카오가 국내 디지털 음원 서비스 1위인 멜론을 서비스하는 로엔의 대주주로 등극하면서, 로엔 주요 주주였던 SK플래닛이 카카오 주주(2%)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

카카오가 로엔의 지분 76.4%(스타인베스트홀딩스(어피니티) 61.4%, SK플래닛 15.0%)를 1조 8700억 원에 인수하기로 하면서, 7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다만, 이런 지분율은 SK플래닛이 스타인베스트홀딩스와 체결한 주주간계약에 따라 동반매도청구권(Tag-Along Right)를 행사할 경우에 해당한다. SK플래닛이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해 로엔의 지분 매각과 카카오 유상증자에 참여하는 경우 카카오의 지분 2%를 확보하게 되는 것이다. 만약 행사기간 내에 SK플래닛이 불참 결정을 하면 카카오는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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