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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강경록 기자] 나 홀로 자리를 지키던 시골 간이역. 일반역과 달리 역무원이 없다. 이용객이 적고 효율성이 낮아서다. 그래서 늘 외롭다. 그렇게 사람들의 뇌리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한때는 유일한 교통수단으로, 때로는 근대화의 상징이었다. 지금은 추억과 낭만의 공간으로 기억의 저편에 희미하게 남아 있을 뿐이다.
한적했던 시골 간이역에 최근 외지인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관광자원으로 거듭나면서부터다. 관광열차가 지나가면서 주변은 활기가 돌기 시작했다. 폐쇄 위기의 간이역이나 무인역을 지역경제 회생의 지렛대로 삼은 코레일의 역발상 경영은 일본에서 힌트를 얻었다. 대표적인 예가 국내에 ‘고양이 역장’으로 잘 알려진 일본의 기시역이다. 오사카 남쪽 와카야마현 기노카와시에 있는 기시역은 도쿄에서 560여㎞ 떨어진 무인역이지만, 고양이 역장 ‘다마’ 덕에 1년 내내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1930년 첫 운행을 시작했던 전남 보성의 득량역도 최근 사람들의 발길로 북적이고 있다. 2013년부터 남도해양열차 ‘S-트레인’을 운행하면서다. 역 주변거리는 1970∼1980년대 시골 번화가의 모습을 재현했다. 초등학교, 문방구. 상회, 다방, 사진관, 이발관, 만화방 등 추억의 향수가 곳곳에서 묻어난다. 이제는 월 5000여명이 다녀갈 정도다.
이밖에도 전북 군산의 임피역은 철도마니아들이 3대 비경으로 꼽는 역이다. 코레일 역사상 최초로 새마을호가 정차했던 무인역이었다. 경기 양평군 구둔역은 영화 ‘건축학개론’ 촬영지다. 이곳에 소원성취 나무가 있다. 충남 아산에 자리한 선장역과 울산 울주군에 자리한 서생역도 철도 여행자 사이에선 유명하다. 경북 군위의 화본역은 간이역의 표준으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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