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모 재도전을 결정한 만큼 시장 상황을 고려해 공모 구조를 바꿨다. 공모 주식수는 기존 100만주에서 93만주로 줄였고, 공모 예정가는 1만6000원으로 낮췄다. 자람테크놀로지의 기존 희망공모가 범위는 주당 1만8000~2만2000원이다. 기존 주주들의 보유물량 대부분에 자율적 락업(매도 제한)을 걸어 상장 후 오버행 위험을 대폭 줄였다. 상장 후 유통가능 비율은 14.14%로 기존 25.1%보다 10.96%포인트(p) 낮췄다.
상장 주관사인 신영증권 관계자는 “자람테크놀로지 상장 재추진은 시장의 의견을 수렴해 공모 구조 조정으로 투자자 친화력을 높이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자람테크놀로지 관계자는 “회사의 차세대 통신반도체 설계기술은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 설계에 적용 가능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 추후 성장 파이프라인의 확장도 기대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올해 IPO에 본격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대어들은 상장 포기가 잇따르고 있다. 골프존뉴딘그룹의 골프코스 서비스 계열사인 골프존카운티는 지난 18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 효력 내 IPO 추진이 사실상 무산됐다. 상장 예심 시한인 6개월을 맞추려면 늦어도 이날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해야 했다. 골프존카운티는 지난해 8월 22일 거래소의 상장 예심을 통과한 만큼 다음 달 22일까지는 공모주 납입을 마치고 신규 상장을 신청해야 했다.
케이뱅크는 내달 초까지 증권신고서 제출이 가능하다. 하지만 침체된 IPO 시장 분위기가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어 증시 입성 시기를 미룰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대어급 기업과 중소형 기업간 IPO 전략이 엇갈리고 있는 것은 자금시장 경색이 지속된 영향이 크다. 미국의 가파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 돈줄이 말라버리면서 당장 투자금이 급한 중소형 기업들은 기업가치를 낮춰서라도 ‘울며 겨자 먹기’로 IPO에 나서고 있다. 이와 반대로 대어들은 컬리를 제외하면 대부분 대기업 계열사로 당장 상장이 시급하지 않다. 공모를 통한 자금수혈보다 원하는 공모가가 우선인 만큼 상장 적기를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IPO업계 관계자는 “중소형 기업들은 적자이거나 상장을 통한 자금조달이 불가피하다 보니 상장 적기를 기다릴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지만, 대어들의 경우 상대적으로 자금 사정이 나쁘지 않고 모기업이라는 우군도 있어 상장을 미루려는 경향이 크다”면서 “시장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대어와 중소형 IPO간 행보가 엇갈릴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