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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오현주 문화전문기자] 바다에 동동 뜬 큰 조개 위로 여신이 ‘솟아’ 올랐다. 왼쪽에선 바람의 신과 봄의 님프가 바람을 일으켜 조개를 해변으로 밀어내고 오른쪽에선 여신의 수행자가 옷을 들고 대기 중. 인물 얼굴을 세세히 확인하지 않는다면, 여기까진 그 명작이 맞다. 중세 이탈리아 화가 산드로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1485).
그런데 작가 김선우가 막판에 마법을 부렸다. 여신 비너스까지 ‘도도새’로 바꿔버린 ‘도너스의 탄생’(Birth of Donus·2020)으로.
15일까지 서울 종로구 평창31길 포럼스페이스서 여는 개인전 ‘즐거운 여행이 되길’(Bon Voyage)에서 볼 수 있다. 캔버스에 과슈. 80×116.5㎝. 작가 소장. 프린트베이커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