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스텔라케미파는 일본 주식시장에서 전날 대비 0.47% 내린 3190엔에 장을 마쳤습니다. 스텔라케미파는 반도체 세정소재인 에칭가스를 공급하는 업체인데요, 일본 증시가 최근 상승기류를 타면서 시클리컬 종목으로 꼽히는 이 종목도 8월 초 이후 우상향을 그려왔습니다. 그런데 12일 이후 주가가 주춤하고 있죠.
이유는 한국 반도체업체의 국산소재화 때문입니다. 스텔라케미파는 3분기 영업이익이 1억 5000만엔으로 전년 동기 대비 87.7% 줄었다고 9일 밝혔습니다. 스텔라케미파의 실적 보고서를 보면 일본의 수출 관리 강화의 영향으로 영업이익이 부진했다고 언급돼 있기도 하죠. 실제 스텔라케미파에겐 7월 이후 일본 정부의 수출 허가가 실제 내려오지 않았고요, 앞으로도 언제 허가가 내려올지 모른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입니다. 실적발표 당시엔 가이던스 하향조정이 없었던 만큼 ‘우려 대비 선방했다’는 인식에 11일엔 주가가 소폭 올랐지만, 이후로는 가이던스 하향조정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에 내림세를 띄고 있습니다.
이처럼 한국 매출 비중이 높은 일본 기업들이 조금씩 흔들리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한국매출비중이 전체의 10% 이상이 되는 기업 14곳의 3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3%나 감소했다고 하네요.
다만 유니클로(패스트리테일링)와 아사히그룹홀딩스의 경우 한국 매출 비중이 그리 크지 않아 주가는 7월 이후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도 3분기 실적발표 당시엔 한국 사업 매출 자체가 크게 줄었다고 밝히거나 향후 전망을 크게 낮추기도 했습니다. 패스트리테일링의 한국 유니클로는 지난해 3분기엔 매출액이 1400억엔 늘었지만, 올해 전망치는 내렸습니다. 아사히그룹홀딩스도 한국에서 맥주가 덜 팔리면서 국제사업 내 한국부문의 이익전망치를 75% 내렸습니다.
일본 기업들은 당황한 기색을 보이고 있습니다. 고세키 슈이치 데상트 사장은 “불매운동의 영향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모른다”며 중국사업 확대를 통해 실적 부진을 타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시장의 반응은 ‘반신반의’하는 모습이죠. 불매운동이 지구전의 양상을 띠는 가운데 4분기 이들 기업이 발표할 실적에 시장의 관심은 더욱 더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