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지난 2월 10일 방남한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청와대 오찬을 마친 뒤 서울의 모 숙소로 돌아 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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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원다연 기자] 북한 고위급대표단으로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 참석했던 김영남 북한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1988년 서울올림픽 때는 참가국들에 대회 보이콧을 요청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외교부가 30일 공개한 1987년 외교문서에 따르면 김영남 당시 북한 외교부장은 그해 12월 11일부터 15일까지 우간다를 방문해 ‘올림픽 보이콧’을 부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보영 당시 주우간다 대사는 1987년 12월 25일 ‘북괴 외교부장 주재국 방문(보고5)’라는 문서를 통해 김영남과 요웨리 무세베니 우간다 대통령과의 면담 내용과 관련해 “(김영남이) 서울올림픽 (남북) 공동개최 문제가 IOC 및 한국 측의 비협조로 실현이 어렵게 되었음을 설명하고 올림픽 보이콧을 종용하였다고 하며, 이에 대해 무세베니 대통령은 올림픽 참가 문제는 관계부처 간 협의를 거쳐 다른 아프리카 국가와의 보조를 맞추어 결정하겠다고 말하고, 참가 여부에 대해 직접적인 회답을 회피하였다고 함”이라고 보고했다.
김영남은 당시 서울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해 군사협력 등 밀접한 관계를 이어온 우방 우간다에 올림픽 보이콧을 부탁한 것으로 파악된다.
아울러 1985년 4월 30일부터 3박 4일의 일정으로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전영진 당시 북한 외교부 부부장 역시 서울올림픽을 방해하기 위한 외교전을 펼쳤다. 당시 말레이시아 주재 우리 대사관이 장관에게 보고한 문서에 따르면 전영진은 말레이시아 외교차관과의 면담에서 “88 올림픽의 서울 개최는 분단고정화 획책”이라며 “남한은 또한 소련 등 동구권 국가들과 외교관계가 없고, 반공정책을 내걸고 있어 사회주의 국가들은 신변 안전을 보장할 수 없으므로 이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며 북한도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