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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방학 이사시즌을 맞아 이들 지역에 학군 수요가 몰리면서 아파트값이 들썩이고 있다. 한 두달 새 전셋값이 수천만원씩 뛰고 매맷값도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수요는 많은데 집주인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아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이는 내년 3월 새 학기를 앞두고 조금 더 좋은 학군이 몰린 곳으로 이사하려는 맹모(孟母)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 정부가 발표한 교육제도 개편(자율형사립고·특목고 학생 우선선발권 폐지)이 이들 지역 집값 상승에 기름을 부었다. 자사고나 특목고 등에 지원했다가 떨어져 원치 않는 일반고로 배정될 바에야 안정적인 명문 학군에 지원하자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집도 안보고 바로 계약”… 대치·도곡동 아파트 매물 품귀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달 자사고 특목고의 학생 우선선발권을 폐지 등을 담은 교육 제도 개편을 밝힌 이후 서울 주요 대학 진학률이 높고 명문 학군이 많이 몰려 있는 대치동이 속한 강남구 아파트 전세값과 매맷값이 급등하고 있다.
대치동 유명 학원들이 몰려 있는데다 명문학군인 단대부고 등과 가까운 ‘래미안 대치 팰리스’ 아파트 전셋값(전용면적 84㎡)은 11월 중순 13억5000만원에 거래됐지만 지금은 이 보다 5000만~8000만원 오른 14억~14억5000만원의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이 아파트 매맷값도 한달 새 2억원이나 오른 21억5000만원을 호가하고 있다. 대치동 D공인 관계자는 “매물이 워낙 귀하다 보니 물건(아파트)을 보지도 않고 바로 계약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명문 학군으로 꼽히는 중대부고·숙명여고와 가까운 도곡동 ‘도곡렉슬’ 역시 집값이 무섭게 오르고 있다. 이달 현재 이 단지 전용 84㎡형 전셋값은 최고 11억5000만원으로 두 달 전에 비해 1억원 넘게 뛰었다. 매매가격도 17억원 선으로 1억5000만원이나 급등했다.
목동은 재건축 기대감까지 겹쳐 ‘들썩’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 팀장은 “정부의 교육제도 개편이 목동과 강남8학군 지역에 대한 선호도를 끌어올리는데 강력한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다”며 “똘똘한 집 한채로 갈아타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도 이들 교육특구 지역의 인기를 높이는 요인”이라고 말했다.
맥 못추는 강북 전세시장
이와는 달리 상대적으로 학원가가 많지 않고 명문학군이 몰린 서울 도심권과도 다소 멀리 떨어져 있는 은평·도봉구 등지는 전세시장이 맥을 못추고 있다. 은평구 응암동 ‘백련산 힐스테이트 1~4차’ 아파트 전용 84㎡형 전셋값은 4억2000만~3000만원으로 4~5개월 동안 전혀 미동이 없다. 인근 H공인 관계자는 “주변에 응암초·충암중 등 학군은 많지만 타 지역 맹모들을 끌어들일만한 유명 학군이 아니어서 주로 지역 내 수요를 흡수하는 경우가 많다”며 “내년에는 올해보다 2배 이상 많은 3000가구에 육박하는 물량이 은평구에 쏟아질 예정이어서 당분간 전셋값 약세가 이어질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