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 지리산 고로쇠 ''물'' 만났네

관절염 등에 좋은 수액 채취 한창
하동·산청, 주말 ''약수축제'' 열려
  • 등록 2008-03-08 오전 11:31:36

    수정 2008-03-08 오전 11:31:36

[조선일보 제공] 봄을 맞아 지리산 자락인 하동·산청 등 경남지역 곳곳에서 고로쇠 수액(樹液) 채취가 한창이다. 산자락엔 드문드문 잔설(殘雪)이 남아 있고, 겨우내 활동을 멈췄던 나무들이 봄을 맞아 힘차게 수액을 빨아 올리는 요즈음이 수액 채취의 적기이기 때문이다. 이들 지역에서는 주민소득 증대 등을 위해 이번 주말 약수축제를 여는 등 관광상품화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하동군 화개면 화개장터에서는 8일 '하동 고로쇠 약수제'가 열린다. 이 축제는 지난 2일 개최 예정이었으나 꽃샘추위로 고로쇠 채취 시기가 늦춰지면서 봄기운을 느낄 수 있는 8일로 연기됐다.

약수제는 오전 10시 화개소리 풍물패 공연으로 막이 올라 제례, 약수 마시기 대회 등으로 이어진다. 하동군 고로쇠협회에서 0.5L 페트병에 수액을 담아 나눠주는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됐다. 최기철(50) 고로쇠협회장은 "400여 농가가 3월 말까지 120만L의 수액을 채취, 35억원의 소득을 올릴 계획"이라며 "낮과 밤의 기온 차가 섭씨 15도 이상 되는 지리산 자락 해발 500~1000m의 청정지역에서 채취하기 때문에 맛이 담백하고 당도가 높다"고 말했다.

인근 산청군 시천면 중산리 중산관광지에서는 9일 지리산 고로쇠 약수제가 열린다. 수액 채취에 대한 감사와 지역발전을 기원하는 약수 제례에 이어 약수 시음회 등이 이어지고 떡국 등도 무료 제공한다. 18L 4만5000원, 4.3L 4개들이 5만원, 4.3L 2개들이 2만5000원 등 고로쇠 수액을 시중보다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고로쇠는 단풍나뭇과에 속하는 낙엽활엽수. '뼈에 이롭다'는 뜻의 한자어 '골리수(骨利樹)'에서 유래했다고 전해진다. 수액은 마그네슘·칼슘 등 미네랄 성분과 에너지 공급원인 자당이 다량 함유돼 있어 변비와 위장병, 신경통, 관절염, 피로회복 등에 효험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환경단체들은 고로쇠 나무에 구멍을 뚫어 수액을 채취하는 게 자연을 훼손하는 행위라며 반대하고 있다.

이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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