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국내 웹툰시장이 최근 급격히 외형을 키우고 있다. 신생 웹툰 플랫폼이 대거 생기면서 주요 포털 웹툰과 함께 다양한 작품들이 독자들에게 소개되고 있다. 전연령이 보는 작품부터 성인용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을 갖고 있는 유료 웹툰들이 독자층도 점차 넓혀가고 있는 모습이다. 단순 만화를 넘어 문화로까지 확대될 수 있는 대표 콘텐츠, 국내 웹툰 작품들을 낱낱이 파헤쳐 본다.(주의:일부 스포일러를 담고 있습니다.)리디 ‘딜레탕트’처음엔 잘 만들어진 액션물 같았다. 하지만 은근한 로맨스의 분위기도 풍기는 상당히 입체적인 웹툰이다. 리디 ‘딜레탕트’는 ‘걸크러쉬’ 여주인공을 내세운 노블코믹스다. 동명의 웹소설을 원작으로 리디에서 연재 중이다. 여주인공뿐만 아니라 남자 주조연 캐릭터들의 설정도 매력적이어서 인물들이 극을 끌고 나가는 힘이 상당하다.
주인공 ‘이하나’는 전직 대테러 요원으로 이름난 이른바 ‘쎈 언니’다. 같은 1급 요원이었던 쌍둥이 남매 ‘이두이’가 캄보디아에서 임무를 수행하다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들려오며 극이 시작된다. 하지만 죽은 줄 알았던 두이의 전화를 받은 하나는 동생이 살아있을 것으로 보고 바로 캄보디아로 향한다. 필사적으로 동생의 행방을 찾던 하나는 세상을 발 아래 둔 마피아 ‘줄리오 파렌티’와 지독하게 얽혀버린다.
주인공 자체가 이른바 ‘먼치킨’ 캐릭터다. 압도적인 실력이 매력이다. 요원 출신답게 주체적으로 사건을 풀어나가고 사랑도 스스로 쟁취하는 식이다. 스토리 전개도 빠르다. 동생의 죽음을 알게 된 시점부터 바로 캄보디아 등 해외에서의 활동이 이어진다. 마피아 등 주요 등장세력들도 뜸 들이지 않고 바로 등장한다.
이 웹툰은 주인공들의 상반된 관계가 특징이다. 여주인공은 전직 요원, 남자 주인공은 마피아다. 어찌보면 서로 대립해야 하는 관계 속에서 로맨스가 싹 튼다. 이 과정을 상당히 설득력 있게 그렸다. 억지스럽지 않고 자연스럽게 독자들에게 설렘을 전달한다.
극의 주 배경이 다양하다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처음부터 캄보디아 배경이 펼쳐지는데 필자의 경우 실제 시엠립을 가본 경험이 있는터라 배경을 보는 재미가 상당했다. 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홍콩 등 다른 국가들도 나오면서 독자들에게 기대감을 선사한다. 마치 잘 만들어진 해외 로케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도 든다.(과거 드라마 ‘아이리스’와 비슷한 느낌이랄까)
액션신도 연출면에서 만족스럽다. 긴장감 넘치는 추격전, 격투, 그리고 대규모 건물 폭파까지 영화에서 볼법한 연출들이 두 눈을 사로잡는다. 단순한 로맨스물이 아닌 여러 장르를 복합적으로 아우른 느낌이어서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웹툰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