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금지에 펀드 '들썩'…"증시 체력 따른 불안전성 우려"

공매도 금지 첫날, 롱숏펀드 '마이너스' 기록
중소형주 비중 큰 코스닥벤처펀드도 성과 부진
숏스퀴즈 등 단기적이나 증시 체력 약화 우려
  • 등록 2023-11-08 오전 5:20:00

    수정 2023-11-08 오전 10:28:48

[이데일리 이은정 기자] 한시적 공매도 금지 조치가 내려지자 관련 기법을 활용해야 하는 ‘롱숏 펀드’ 등 펀드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실제로 공매도 금지 첫날인 지난 6일 롱숏펀드는 코스피 지수 수익률을 밑돌았고, 2차전지 등 일부 종목의 단기 급등에 코스닥 중소형주 중심의 일부 펀드 역시 시장 수익률을 하회했다.

운용업계에서는 숏커버링(매도한 주식을 되갚기 위한 환매수) 등에 따른 주가 급등 현상은 단기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개별 선물을 활용하는 전략을 펼칠 수 있어 공매도 금지가 롱숏 펀드 등 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수급에 따라 증시 체력이 약화하면 결국 ETF와 같은 상품마저 불안정해질 수 있다는 점은 우려하고 있다.
[이데일리 이미나 기자]
7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롱숏 펀드의 6일 일일 평균 수익률은 -0.38%를 기록했다. 이는 5.66% 급등한 코스피 지수 수익률을 크게 밑도는 수치다.

롱숏 전략은 롱(매수)과 숏(매도) 포지션을 동시에 취하는 기법이다. 주가 상승이 예상되는 저평가된 주식을 사고,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고평가 주식을 미리 빌려서 팔아 수익을 낸다. 공매도와 같은 숏 전략을 취하지만, 업계는 이와 관련한 공모펀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숏 비중이 롱을 절대적으로 압도하지 않고, 공매도를 통한 수익 추구보다 롱 전략이 실패하는 상황을 대비하는 헤지 수단 역할이 크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중에선 개별 주식 숏에 대해 의존도가 클 수 있지만, 선물이 상장돼 있다면 영향이 제한적이라는 설명이다.

사모펀드사 운용역은 “주식 선물이 상장돼 있어 헤지펀드 운용 전략에 큰 변화를 주지 않으려고 한다. 다만 선물은 상대적으로 거래가 잘 되지 않는 경우가 있어 위축될 수 있지만, 수익률에 크게 악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개별 선물이 상장되지 않거나, 거래가 되지 않으면 적극적으로 숏을 못하는 등 전략적인 선택지가 없어졌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소형주 비중이 큰 코스닥벤처펀드도 이날 -0.49%를 기록하며, 롱숏 펀드와 함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형주가 급등하면서 상대적으로 코스닥 중소형주 비중이 높은 코스닥벤처펀드의 성과가 꺾였다는 분석이다. 코스닥벤처펀드는 벤처 기업 신주 15% 비율, 신주와 구주 50% 비율을 유지해야 세제 혜택과 공모주 우선배정의 혜택이 발생해 중소형주 비중이 높을 수밖에 없다.

코스닥벤처펀드 한 운용역은 “코스닥벤처펀드에 대해 이후 주가 변동에 따라서 선물 매도 포지션을 활용해 시장 상황에 대처하려고 한다”며 “당분간 증시 변동성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점을 고려해 밸류에이션 매력을 확보한 벤처 기업에 대한 분석을 기반으로 코스닥 내에서 투자 기회를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ETF에 대한 공매도 금지 영향은 제한적이란 평가다. ETF 시장 핵심 주체인 유동성 공급자(LP) 등의 차입 공매도는 허용하고 있어서다.

다만 업계는 앞으로 증시 변동성이 심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우려하고 있다. 운용사 한 ETF본부 관계자는 “증권사에서 유동성 공급 목적에 차입 매도를 하는 부분에 대해 의도치 않게 무차입 공매도로 보일 수 있는 가능성에 대비해 절차상 증빙 등 조심스러워진 환경”이라며 “주식시장은 각 국가·기업의 펀더멘털에 의해 움직여야 하는데 수급에 따라 급격하게 쏠리는 현상이 거듭하면 증시 체질이 약해지고, 이와 연동되는 ETF도 불안정성이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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