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는 하루 거래대금 71억원·시총 18조원(3월말 기준)의 장외주식시장을 총괄하는 남달현 금융투자협회 K-OTC 최고책임자(본부장)와 이환태 부장을 지난 14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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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금융투자협회(금투협)가 운영하는 장외주식시장 ‘K-OTC’ 거래대금 상위엔 아리바이오, 비보존, 삼성메디슨, 메디포럼, 오상헬스케어, 콜마파마, 와이디생명과학, 메가젠임플란트, 안국바이오진단, 마이지놈박스 등이 포진했다. 장외시장이 물 반, 고기 반이 아니라 바이오株 반, 나머지 업종株 반으로 채워진 것이다.
남 본부장은 “장외시장이 가진 ‘가격발견’ 기능에 주목해야 된다”며 “K-OTC 거래를 통해 비상장 기업들은 본래 기업가치를 찾는다. K-OTC 거래가격이 코스피·코스닥 상장 후에도 참고 가격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된다”고 강조했다.
K-OTC 거래대금 1위에 올라있는 아리바이오는 지난달 29일 미국에서 진행한 알츠하이머 임상2a에서 뛰어난 임상 결과를 냈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아리바이오는 연내 미국FDA에 임상3상 신청과 함께 9월경 코스닥 기술특례상장을 추진 계획을 밝혔다. 아리바이오 주가는 지난 2018년 4월 등록 당시 3100원에 불과했지만 현재 2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이 주식은 증권사 HTS·MTS에서 매수 버튼 클릭 한 번에 계좌에 담을 수 있다. 굳이 예탁금을 끌어모아 공모전쟁에 참여할 필요가 없다.
K-OTC에서 유상증자·전환사채 발행 등 자금조달 시장에 참여하는 것도 대표적인 우량 비상장 바이오주를 저가에 입도선매하는 방법이다. 이환태 부장은 “투자자 입장에선 유상증자에 참여해 할인가로 주식을 매입할 수 있고 장외 유통시장이나 상장 후 매도해 큰 시세 차익이 가능하다”면서 “이는 투자자들이 장외시장을 이용하는 큰 동기 중 하나”라고 말했다. 지난 2014년 8월 K-OTC 개설 이래 등록한 기업들은 지금까지 약 3조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이 부장은 “K-OTC는 준거래소 성격을 지니고 있다. 공시를 통해 K-OTC 등록기업들의 실적을 확인할 수 있고 실적이 좋게 나오면 상장 이슈가 형성돼 주가가 많이 오르는 경향이 있다”면서 “상장 관련 예비심사 이슈에도 주가 반응이 크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기술특례상장’, ‘이익미실현(테슬라) 상장’ 심시신청이나 심사결과 등의 장외시장 공시정보를 살피면 투자혼선 없이 저가에 바이오주 매입이 가능하다는 얘기다.
K-OTC 등록 기업에겐 상장기업과 마찬가지로 공시의무가 부과된다. 금융투자협회는 모든 k-OTC 거래를 상시 모니터링해 부정거래를 솎아낸다. 주가 왜곡에 따른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38커뮤니케이션, 증권플러스, 서울거래소 비상장 등 여타 장외시장과 뚜렷이 구분된다.
한편 K-OTC 등록기업 거래세는 0.23%로 여타 장외시장 거래세 0.43%보다 저렴하다. 또 양도소득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K-OTC 외 장외시장에선 중소기업 10%, 중견·대기업 20%의 양도소득세가 각각 부과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