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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이은 부동산 규제에 반사이익을 보며 올 들어 서울을 뛰어넘는 상승세를 보였던 분당은 ‘투기과열지구’ 지정으로 잠시 숨고르기에 들어선 듯했다. 하지만 최근 연이어 발표된 판교 제2·3테크노밸리 개발 계획으로 상승세에 다시 불이 붙은 모습이다. 판교 일대에서는 경기권에서 처음으로 전용면적 84㎡형이 10억원을 웃돌아 거래되는 단지가 등장하는 등 분당 아파트도 ‘10억원 시대’에 성큼 다가서고 있다.
서울 규제로 대체수요↑…규제가 밀어올린 분당 집값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 한주간(12월 18일 기준) 분당 아파트값은 0.16% 올랐다. 이달 들어 첫째 주 0.33%, 둘째 주 0.22% 집값이 뛴 데 이어 다시 고공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같은 기간 분당이 속한 경기지역은 매주 아파트값이 0.01% 오르는 데 그쳤다.
서울에 대한 규제 강도가 한층 강화된 8·2 대책의 반사효과는 더욱 뚜렷하게 나타났다. 서울은 8·2 대책을 통해 전체 25개구가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됐지만 분당은 전월의 가파른 상승세에도 이 같은 규제에서 비켜나면서 서울과 비교해 상승세가 더욱 뚜렷해졌다. 8월 들어 서울 아파트값은 하락세로 전환해 한달 새 0.14% 떨어졌지만 분당 아파트값은 오히려 1.13% 뛰었다.
분당 서현동 U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8·2 대책 이후 서울의 투자 여건이 어려워지면서 분당으로 눈을 돌린 수요자들의 문의가 늘었다”며 “1990년대 초에 입주한 분당은 교육이나 생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는데다 재건축 연한(준공 후 30년)도 다가오고 있어 실거주하면서 향후 투자수익까지 얻으려는 수요가 많다”고 말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따르면 분당에서 거주 여건이 좋다고 꼽히는 서현동 우성아파트 전용면적 84.6㎡형은 지난 6월 6억 5000만원 안팎에 거래됐으나 8월 들어 7억원까지 뛰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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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 들어 연이어 발표된 판교 테크노밸리 개발 계획은 규제 이후에도 이어져 오던 이 같은 집값 상승세에 불을 붙였다. 정부는 지난 11일 판교 제2테크노밸리(43만㎡) 활성화 방안을 통해 기존 공공임대 창업공간을 500개사 규모에서 1200개사 규모로 늘려 전체 1400여개 회사가 들어올 수 있는 창업공간을 확대조성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경기도는 제2밸리와 인접해 제3 판교테크노밸리(58만㎡)를 2022년까지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현재 분당구 삼평동 일대에 조성된 제1 테크노밸리(66만㎡)에는 1300여개 기업이 입주해 있으며 고용 인원만 7만 4000여명에 달한다.
이 같은 개발 호재의 직접적인 수혜를 받는 분당구 삼평동 아파트값은 전용 84㎡형을 기준으로 한달 새 1억 5000만원 가량이 올랐다. 인근 K공인 관계자는 “봇들마을 8단지 전용 84㎡형은 이달 들어 11억 5000만원에 거래 됐고 호가는 12억원을 넘어섰다”며 “판교 2·3밸리 조성 발표 이후 매입 문의가 끊이지 않는데 매물이 많지 않아 호가는 더 오를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