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속 미니 신도시인 뉴타운 아파트값이 치솟고 있다. 희소성을 등에 업고 지역 내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세를 이끌어가고 있다. 서울에서는 박원순 시장 체제에 들어선 2012년부터 뉴타운 출구 전략을 이어가고 있고 새 정부도 전면 철거를 전제하는 대규모 정비사업이 아닌 기존 모습을 유지하는 도심 재생사업에 부동산 정책의 방점을 찍고 있어 기존 뉴타운의 희소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뉴타운 내 아파트값 ‘껑충’…지역 시세 주도
뉴타운 사업은 도시 내 노후된 생활권역을 묶어 주택 뿐 아니라 도시기반시설을 확충하는 대단위 주거 환경 개선사업이다. 2002년 이명박 당시 서울시장의 공약으로 시작돼 은평·길음·왕십리뉴타운이 시범지구로 지정된 데 이어 2007년 3차 지구까지 모두 35개 지구가 지정됐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와 부동산 경기 침체로 사업성이 떨어지면서 사업 추진이 지지부진해지는 등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해제 기조로 돌아섰다.
박 시장이 2012년 ‘뉴타운 출구전략’을 발표한 이후 지난달 현재까지 모두 2개 지구, 190개 구역이 해제돼 현재 사업을 추진 중인 곳은 33개 지구, 147개 구역이다. 도시 내 주거 환경 정비사업의 방점이 대규모 전면 철거 방식에서 소규모 도심재생 방식으로 옮겨가면서 사업을 진행 중인 기존 뉴타운은 희소성이 더욱 부각되는 양상이다.
강북권에서 전용 84㎡짜리 아파트로 사상 처음 10억원대를 돌파한 단지도 뉴타운 내에서 나왔다. 돈의문뉴타운에 들어선 ‘경희궁 자이’는 지난 2월 입주를 앞두고 지난해 말 전용 84㎡형이 10억719만원에 거래되면서 10억원대에 들어섰다. 지난 2014년 말 공급 당시 이 아파트 분양가는 7억원 중반대였다. 이 아파트값 상승에 힘입어 올해 1분기 종로구 아파트 매맷값 상승률은 1.2%로 서울 전체 자치구 가운데 가장 높았다.
아현뉴타운 내 ‘마포래미안 푸르지오’와 북아현뉴타운 내 ‘e편한세상 신촌’가 강세를 보인 마포구와 서대문구 아파트값도 같은 기간 각각 0.62%, 0.50% 오르며 서울 평균 상승률(0.46%)을 웃돌았다.
사업시행인가 이후 구역 웃돈 ‘억’대…“구역별 사업 속도 따져봐야”
뉴타운 내 새 아파트 몸값이 치솟으면 조합원 물건(입주권)을 미리 확보하려는 수요도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사업시행인가~관리처분인가 전후의 사업 단계에 있는 구역의 경우 조합원 물건마다 감정가 대비 ‘억’대 웃돈이 형성된 곳이 적지 않다. 주민 동의를 거쳐 시공사 선정을 마치고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이후에는 사업 진행 속도가 빨라지면서 투자 위험 부담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이다. 현재 뉴타운 사업을 진행 중인 전체 147개 구역 가운데 사업시행인가 및 관리처분인가 단계에 있는 구역은 48개 구역이다.
사업시행인가 단계에 있는 북아현뉴타운 2구역은 이달 말 주민총회를 앞두고 사업 속도에 탄력을 받을 것이란 기대감이 더해지며 웃돈이 2억원을 웃돌고 있다. 올 들어 5000만원 넘게 올랐다. 역시 사업시행인가 단계인 북아현 3구역 조합원 물건에도 1억5000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어 거래되고 있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정비사업은 조합 내부 사정 등에 따라 진행 속도가 달라질 수 있어 같은 뉴타운이더라도 구역별로 사업 진행 상황과 사업 진척 속도를 꼼꼼하게 따져본 뒤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